제천 화재 건물주 “제 과실로 참사 빚어 죄송”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

성탄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24일 오후, 화재 사고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의 모습. 제천/김성광 기자 [e-mail]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와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된 건물주 이아무개(53)씨가 2일 검찰에 송치됐다.

이씨는 건물 관리를 소홀히 해 발생한 화재로 수많은 사상자를 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소방법과 건축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이날 오후 이씨는 검찰에 송치되기 전 제천경찰서를 나서면서 “제 과실·부주의로 이런 큰 참사가 빚어진 데 대해 고인과 유가족에게 정말 죄송하다.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다. 죄송하다. 정말 미안하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하지만 화재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 건물 관리인 김아무개(50)씨의 1층 열선 작업에 대해서는 “열선 작업 지시는 하지 않았다. 검찰에 가서 모두 밝히겠다”고 말했다. 구속 영장이 기각돼 풀려난 김씨는 "불이 나기 전 1층 천장에서 손으로 열선을 펴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김씨가 작업을 마친 뒤 50분 만에 1층 천장에서 불이 시작됐고,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29명이 숨지는 참사로 이어졌다.

이씨는 또 건물 실소유주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제가 실소유자”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돼 검찰로 송치했다. 이번 화재에 연루된 스포츠센터 직원들에 대해선 보강 수사를 거쳐 형사 입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오후 3시 53분께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29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 제천/박수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