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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 참사 유가족 대책위 “소방 헬기가 화재 키워”

등록 2018-01-21 19:25수정 2018-01-21 22:27

대책위, 화재 때 헬기 출동 모습 영상 공개
수직으로 오르던 연기 빠르게 옆으로 퍼져
현장 주변 소방·경찰 등 빠르게 대피
유가족 “소방당국 화면 누락 또는 은폐 의혹”
소방당국 “화재 잦아들어 헬기 큰 영향없어”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 스포츠 복합센터 화재사건 유가족대책위원회가 제천 화재 때 출동한 소방 헬기가 불길을 더 키웠다는 주장과 근거로 폐회로 텔레비전(CCTV)화면을 내놨다. 이는 화재 건물 근접 비행을 하지 않아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소방당국의 발표와 다른 것이다.

제천 스포츠 복합센터 화재사건 유가족대책위원회는 21일 불이 난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 맞은 편 ㅅ마트 쪽에서 공개한 폐회로 텔레비전 화면을 공개했다. 이 화면은 제천 화재 참사 당일인 지난달 21일 오후 4시 59분 35초부터 5시 50초까지 1분 15초 동안 촬영된 것이다.

영상을 보면, 헬기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건물을 뒤덮은 검은 연기가 수직 위로 향하고 있다. 하지만 4시 59분 46초께 헬기가 등장하면서 연기는 화면 왼쪽으로 빠르게 이동한 뒤 헬기가 일으킨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방향이 바뀐다. 건물을 덮었던 연기가 걷히자 한 소방관이 사다리를 타고 빠르게 2층으로 오르는 모습도 보인다.

헬기 등장과 함께 ㅅ 마트 주차장에서 불을 지켜보던 소방관·경찰·공무원, 시민 등은 뛰거나 빠른 걸음으로 연기·바람을 피해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다. 또 소방당국이 가져온 모포로 보이는 집기 등이 마구 바닥에 나부끼고, 바닥에 쌓여 있던 눈, 화재 건물 옆 휴대전화 판매점의 펼침막, 맞은편 정육점의 펼침막과 풍선형 광고물까지 마구 요동친다. 특히 풍선형 광고물은 거의 바닥에 쓰러질듯했다. 이때 ㅅ 마트 주차장에서 손짓으로 헬기 방향을 유도하던 한 소방관은 화재 건물 쪽을 주시하기도 한다.

대책위는 “헬기 하강 기류가 화재에 영향을 미쳤고, 헬기 출동으로 불을 더 키웠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20명의 희생자가 발견된 2층 외 8층 등 고층 피해자가 많았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소방 헬기 출동을 지적해왔다. 헬기 출동 때 일으킨 바람 때문에 고층 연기가 밖으로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했고, 불길도 거세졌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앞서 지난 20일 대책위 사무실에서 조종묵 소방청장, 변수남 합동 조사단장 등과 가진 면담에서도 이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애초 합동 조사단이 ㅅ마트에서 확보한 영상이다. 하지만 변 단장과 조 청장은 이날 면담에서 “처음 보는 영상이다. 전문가들과 상의해보겠다”는 말만 남겼다고 대책위가 전했다.

합동 조사단과 소방당국은 헬기가 화재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화재 발생 1시간여가 지나 진화가 어느 정도 이뤄진 상황이어서 헬기가 화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대책위는 화재 당시 출동 헬기가 불을 키웠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지난 11일 합동 조사단 발표 때도 헬기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자 대책위는 합동 조사단에 추가 조사와 자료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합동 조사단은 지난 12일 대책위에 이 메일을 보내 “헬기에서 촬영한 동영상 확인 결과 헬기 하강 기류(연기이동)가 미약하다. 하강풍으로 인한 화재 건물 연기의 뚜렷한 이동이 보이지 않는다. 조종사가 헬기(새매1호) 하강풍을 우려해 화재 건물 접근이 불가하다고 보고했고(5시 1분) 근접 비행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하강풍에 의한 현장 활동대원의 안전과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해 화재 현장 상공과 상당히 떨어진 인근 상공 선회 후 모산 비행장으로 이동 대기했다”고 덧붙였다. 합동 조사단은 당시 헬기 출동을 찍은 사진과 함께 자체 영상도 첨부했다. 이 영상은 대책위가 공개한 영상과 달리 연기이동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대책위 관계자는 “이 영상은 헬기가 건물에 접근하기 전인 오후 4시 57분께 모습이다. 합동 조사단이 ㅅ마트에서 확보해 두고 있던 오늘 공개 영상은 4시 59분부터 5시 50초 사이다. 합동 조사단이 이 영상을 고의 누락했거나, 보고도 못 본 체하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라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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