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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설날…제천참사 유족들 합동분향

등록 2018-02-12 13:51수정 2018-02-12 22:13

16일 오후3시 제천체육관에서
분향 뒤 유족 전체회의 열기로
충북도, 설 전에 생활자금 지급
한 시민이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제천 화재 참사 합동 분향소를 찾아 분향한 뒤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한 시민이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제천 화재 참사 합동 분향소를 찾아 분향한 뒤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친 제천 화재 참사 유가족들이 설날 합동 분향을 하기로 했다. 충북도는 설 전에 유족 등에게 구호금 등 생활 안정 자금을 건네기로 했다.

제천 화재 참사 유가족 대책위원회는 설날인 오는 16일 오후 3시 제천체육관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이 합동 분향을 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류건덕 유가족 대책위 대표는 “애초 합동 차례도 계획했지만 유가족 가정마다 예법, 종교 등이 달라 합동 분향을 하기로 했다. 참사 뒤 맞는 첫 명절이어서 더욱 아플 유족의 마음을 서로 달래려는 뜻도 있다”고 말했다.

한 유족이 지난달 18일 제천체육관 합동분향소 한 쪽에 마련된 사진 게시판을 바라보며 눈물짓고 있다. 오윤주 기자
한 유족이 지난달 18일 제천체육관 합동분향소 한 쪽에 마련된 사진 게시판을 바라보며 눈물짓고 있다. 오윤주 기자
대책위는 합동 분향 뒤 유가족 전체 회의를 열 참이다. 류 대표는 “그동안 유족 3분의 1 정도만 대책회의를 했는데 이날 사실상 모든 유가족이 참여하는 전체 회의를 열 생각이다. 분향소 운영, 국회·정부 등에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소방 인력·장비 확충 등 유족의 향후 대처에 관해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 화재 참사 유가족 대책위원회가 지난달 6일 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이상민(가운데) 전 제천소방서장 등에게 화재 당시 구조 상황 등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제천 화재 참사 유가족 대책위원회가 지난달 6일 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이상민(가운데) 전 제천소방서장 등에게 화재 당시 구조 상황 등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대책위는 불이 난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 건물주 이아무개(54·구속기소)씨 등 건물 관계인뿐 아니라 소방 현장 지휘관 등에 대한 경찰의 전방위 수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충북경찰청 수사본부가 지난 7일 이상민(54) 전 제천소방서장과 김종희(54)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 등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입건하자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류 대표는 “경찰의 수사는 유족의 뜻과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수사를 지켜본다는 것 외에 유가족 대책위의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12일 기자 간담회에서 “소방대원들이 출동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처벌은 좀 과한듯하다. 재판 과정에서 당시 화재 상황, 소방력 등이 고려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충북도는 제천시, 유가족 대책위 등과 협의해 제천 화재 참사 희생자 유족, 부상자 등에게 설 전에 생활 안정 자금을 지원한다. 도는 ‘충청북도 사회재난 구호 및 복구지원 조례’에 따라 구호금(세대주 사망 1000만원, 세대원 사망 500만원), 장제비(1인당 3000만원) 등 11억9400여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가장이 숨지면서 생계가 어려워진 7가구에 생계비 617만원을 지급하고, 부상자에겐 지금까지 치료비와 심리치료 등을 위해 한 사람에게 200만원씩 진료비도 건네기로 했다.

충북도는 유족과 제천의 아픔을 해소하려는 뜻에서 △성금 모금 △제천지역 소상공인 육성 자금 특별지원 △전통시장 장보기 확대 △제천 쌀 팔아주기 등을 벌인다. 이 지사는 “화재 참사 뒤 아예 생계를 접은 유족도 있다. 설 전에 이들을 위로하고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화재로 사실상 폐허가 되다시피 한 건물. 오윤주 기자
화재로 사실상 폐허가 되다시피 한 건물. 오윤주 기자
하지만 충북도, 제천시 등이 정부에 건의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조운희 충북도 재난안전실장은 “실무 부서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재난 지역 선포가 되지 않으면 특별 교부세를 통한 지원 등 다른 경로를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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