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등록한 임대주택사업자 3명 가운데 1명은 강남, 서초, 송파 등 동남(강남) 3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서울시가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말을 기준으로 동남 3구에 살고 있는 임대주택 사업자는 2만9990명으로, 서울시 전체 임대주택사업자(9만1805명)의 32.7%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임대주택의 수도 동남 3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곳의 임대주택은 9만4209채로 서울 전체 임대주택(28만1075채)의 33.5%에 달했다.
동남 3구에 임대주택사업자가 많은 데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세제 혜택을 받으려는 다주택 소유자들이 이 지역에 많이 거주하기 때문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과)는 “고가의 주택을 여럿 보유한 사람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양도세, 취득세, 재산세, 종부세 납부액을 줄일 수 있다. 동남 3구에는 이런 세제 혜택을 받고자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동남 지역에 임대주택 수가 많은 것은 교육 여건과 기반 시설 등 삶의 질은 높지만, 집값 등 진입 장벽 역시 높기 때문에 셋집을 얻어서라도 이곳에 살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8년 8월말 기준 서울시 임대사업자 등록 현황.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실 제공
김상훈 의원은 “서울시에서 강남 3구의 등록된 임대사업자 수와 임대주택 수가 3분의1 가량을 차지하는 것은 부의 편중은 물론, 주택 소비자가 원하는 기반시설, 편의시설이 그만큼 강남 3구에 집중돼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동남 3구에 다주택자가 많이 거주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서울연구원이 15일 공개한 서울인포그래픽스 제271호를 보면, ‘지금 사는 곳 외에 보유한 주택이 있는 자가거주 가구의 비율’에서 서초구(20.7%)가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동남 3구에 속하는 송파구(14.3%), 강남구(11.7%)도 서울 평균(10.8%)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양천구(5.9%), 금천구(5.7%), 도봉구(4.8%), 관악구(4.7%), 종로구(4.4%), 서대문구(4.4%), 동대문구(4.4%) 등이 하위권을 차지했다.
한편, 서초·강남구엔 대형 주택, 은평·용산구엔 중형 주택, 강북·관악구엔 소형 주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대형 주택 비율은 서초구(35.0%), 강남구(21.9%), 성북구(20.1%) 순으로 높았다. 전용면적 60~85㎡인 중형 주택 비율은 은평구(37.1%), 용산구(34.2%), 영등포구(31.2%)가 높았다. 전용면적 60㎡ 미만의 소형 주택 비율은 강북구(72.1%)가 가장 높고, 관악구(70.9%), 종로구(69.3%) 순이었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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