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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가장 사망한 삼다수 공장, 7개월 전 ‘위험’ 경고 있었다

등록 2018-10-26 16:06수정 2018-10-26 19:45

산업안전협회, 3월 점검에서 ‘협착사고 위험’ 지적
권은희 의원 “정확한 지적에도 제때 조처 안 취해”
시민단체 “지적사항 이행만 했어도 사고 피했을 것”
제주도청에서 26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제주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제주 삼다수 공장 30대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지난 3월 있었던 대한산업안전협회의 안전점검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제주도 제공
제주도청에서 26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제주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제주 삼다수 공장 30대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지난 3월 있었던 대한산업안전협회의 안전점검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제주도 제공
최근 제주시 조천읍 제주도개발공사의 제주 삼다수 공장에서 30대 노동자가 기계 수리 작업을 벌이다 숨진 사고가 일어나기 7개월 전 이미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가 정기점검 이후 사후조처를 소홀히 해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26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제주도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제주 삼다수 공장에 대한 안전점검 진단 결과를 보면, “기계 설비에 대한 비정상 작업(청소, 점검, 급유, 보수)을 할 경우 협착 등 사고 위험이 있으므로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의 이행 지도를 요한다”고 돼 있다. 해당 점검은 지난 3월 대한산업안전협회가 진행했다. 협회는 이런 위험 탓에 해당 기계 설비를 청소하거나 점검 할 때, 전원을 차단하거나 기계 가동을 중지하도록 하고, 전원장치에 ‘안전 태그’를 부착하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이곳에서 삼다수 페트병을 만드는 제병기에서 작업을 하던 김아무개(37)씨는 기계가 작동하지 않자, 이를 고치기 위해 확인하던 중 기계에 몸이 끼이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지난해 결혼한 김씨는 아내(30)와 이제 막 100일을 지난 딸만 남겨두고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고 발생 7개월 전에 이미 관련 위험에 대해 지적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제주도개발공사와 감독기관인 제주도가 산업안전협회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지적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이런 내용의 안전점검 내용을 읽어보도록 권유했고, 원 지사는 이를 읽은 뒤 “이번 사고와 직결된 내용”이라며 침통해 했다. 권 의원은 “제주도의 안전불감증을 확인해주는 지적이다. 이처럼 정확하게 지적을 받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아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비판했다.

제주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산업안전협회의 지적사항만 제대로 이행했더라도 30대의 젊은 노동자의 안전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지적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제주도개발공사의 책임이 더욱 무겁다”고 말했다.

산업안전협회는 점검보고서를 통해 삼다수 공장 안 계단이나 작업장 등 통로 바닥이 미끄럽고 추락 위험 등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를 위해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 주변에는 난간 등을 설치하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개발공사 쪽은 “지난 3월16일 협회의 점검 결과를 접수한 뒤 4월18일까지 지적사항에 대해 개선 작업을 했으나, 사고를 막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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