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월17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박원순 서울시장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어 함께하지 못했다며 “빚진 자의 심정”이라고 고백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왜곡 모독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 5·18 학살·역사왜곡 처벌법 제정, 자유한국당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뒤 페이스북에 “저는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났을 당시 고시공부를 하던 청년이었다. 너무나 죄송했습니다”라며 “또래의 젊은이들이 피울음으로 죽어가고 있을 때 저는 고시공부를 했다. 너무나 빚진 자의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래서 인권변호사가 되고 시민운동가가 되었을 때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국가의 사죄, 가해자 처벌, 피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배상과 더불어 이 모든 일을 역사에 정확히 남기기를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어느덧 5·18민주화운동은 우리 역사에서 찬연히 빛나는 민주화 운동으로 온 국민과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다. 이처럼 명약관화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시도를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며 “이것을 왜곡하는 것이 민주주의인가? 이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보호받아야 할 표현의 자유인가?”라고 규탄했다.
2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5·18시국회의와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 주최로 '5·18 망언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퇴출과 5·18 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특히 그는 “얼마 전 오스트리아에서는 나치를 찬양하는 대학교수가 처벌받은 일이 있었다. 역사를 왜곡하는 행위는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민주주의는 관용을 베풀지만 민주주의 그 자체를 훼손하고 무너뜨리는 사람, 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까지 관용할 수는 없다”며 ‘5·18 역사왜곡처벌법’ 제정 찬성 입장을 드러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10일에도 페이스북에 “지난 8일 (자유한국당이) 국회에서 연 ‘5·18 공청회’에서 ‘5·18은 폭동’이라는 이종명 의원의 발언과 ‘5.18 유공자는 괴물집단’이라는 김순례 원내대변인의 발언, 북한군 개입은 사실이며 ‘전두환은 영웅’이라는 지만원씨의 발언까지 귀를 의심케 하는 말들(이 있었다)”며 “(이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망언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망언은 망언일 뿐 역사 왜곡은 결코 다양한 해석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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