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26일 국회에서 열린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문 후보자 장남의 한국선급(국제선박 검사기관) 특혜채용 의혹과 자녀 위장전입 문제 등을 놓고 야당의 맹공이 이어졌다. 문 후보자는 “살뜰히 챙기지 못했다”고 사과하는 등 진땀을 흘렸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한국선급은 공인영어 성적표 미제출자와 유효기간 만료자 전원에게 '0'점이 아닌 1점을 부여했다. 문 후보자 장남의 서류전형 점수는 81점인데, 80점을 받은 4명이 탈락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이어 “문 후보자의 장남은 전공 필기시험에선 31점을 받았는데, 전공 면접 접수는 88점이었다. 전공 능력을 객관적으로 알아보는 시험에서 점수의 편차가 큰 것은 납득하기 어렵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같은 당 김태흠 의원은 “문 후보자가 장남의 채용 절차 기간인 2015년 4월과 수습을 마치고 정규직원이 된 같은 해 11월 한국선급을 방문했다. 또한 문 후보자의 대학 동기자 친구가 면접 위원이었다”고 지적하며 ‘부도덕의 극치’라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문 후보자 장남이) 자기소개서 분량을 적게 쓰고도 만점을 받았다”며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문 후보의 아들이 자기소개서 항목당 1천자를 써야 하지만, 문 후보자의 장남은 항목당 평균 363.4자만 쓰고도 만점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문 후보는 “채용과 관련해 전혀 몰랐다”, “한국선급의 채용 평가 기준을 알진 못한다”라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장남의 채용 과정에서 자신의 대학 동기가 면접 위원이라는 사실도 “나중에 알았다”고 주장했다.
26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이양수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더불어민주당은 문 후보를 적극적으로 엄호했다. 이 당 소속 오영훈 의원은 “한국선급 합격자 5명 중 후보자 장남보다 글자 수가 적은 자기소개서를 낸 사람이 1명이 더 있어 글자 수를 갖고, 얘기하기에는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오 의원은 “토익 성적 유효기간 초과자는 146명 중 62명이고, 이들에게도 모두 1점을 부여했다. 채용과 관련해 자세한 내막을 후보자가 알기 어렵지 않으냐”고 문 후보를 방어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문 후보자의 건강보험료 축소 납부 의혹도 불거졌다. 한국당 소속 김정재·이만희 의원은 문 후보자가 세계해사대학에 근무하면서 1억3천만원의 고액 연봉을 받고도, 20대 아들의 피부양자로 올려 건강보험료를 지난 10년간 35만원만 납부했다고 지적했다. 이만희 의원은 “국민건강보험법상 ‘피부양자’는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의존해 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문 후보자는 “법 규정에 대한 위반은 아니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당시 한국에 들어와 있는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아서 살뜰히 챙기지 못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고개를 숙였다. 문 후보자는 4차례 위장전입 문제와 관련해서도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송구스럽다”며 거듭 사과했다.
이정하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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