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관광클럽 회원들이 지난 12일 독도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무풍지대인 ‘청정의 섬’ 울릉도에서 코로나로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세요.”
지난 10일 오전 10시 경북 울진군 후포항을 출발한 쾌속선 ‘씨플라워호’(388t, 정원 443명)는 2시간30분만인 낮 12시30분 159㎞ 떨어져 있는 울릉도 사동항에 도착했다. 파도가 잔잔해 승객 300여명 중 뱃멀미를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들 가운데는 전국 각지 중소여행사 대표 등으로 꾸려진 사단법인 한국관광클럽(대표 이용기) 회원 40명이 포함돼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지역경제가 뿌리째 흔들리자, 울릉도 관광업계에서 뭍에서 여행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초대해 시범관광을 진행한 것이다.
시범관광에 참여한 각 지역 여행사 대표들은 각자 처한 어려움과 정보를 공유하며, 울릉도의 관광 명소인 내수전전망대, 봉래폭포, 태하, 대풍감 해안절벽, 나리분지, 성인봉, 관음도, 독도전망대 등을 둘러본 뒤 12일까지 2박3일 일정을 마쳤다.
경북 울릉군 방역요원들이 지난 10일 사동항에서 섬에 들어오는 관광객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14일 현재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상륙하지 못한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동해의 외딴 섬 울릉도는 ‘코로나19 무풍지대’답게 방역활동이 물샐틈없이 진행됐다. 방역요원들은 여객선 승선부터 입·출항 항구와 주요 관광지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와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감염 예방활동을 촘촘하게 펼쳤다.
울릉도 관광업계에서 각 지역 여행사 대표 초청 투어에 나선 것은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해 관광·숙박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독도 시범관광에 나선 한국관광클럽 회원들.
지난해 3월 섬 일주도로(총연장 44.5㎞)가 개통되면서 지난해 울릉도 관광객은 38만6501명으로 2018년(35만3617명)보다 9.3% 늘었다. 독도 방문객도 25만8181명으로 근래 들어 가장 많았다. 울릉군은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를 지난 2013년의 최다기록(41만5천명)을 넘어선 50만명으로 잡았지만, 코로나19라는 뜻밖의 복병을 만나 각종 축제·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등 최악의 한해를 맞고 있다.
울릉도 관광안내인 김아무개씨는 “울릉도는 관광객을 상대하는 여행업체, 숙박업소, 음식점, 렌터카업체, 특산품 판매장 등 관광관련 산업이 지역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데 어떻게 살아갈지 모두 답답해하고 있다”며 “지난달부터 관광객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는데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울릉도 저동항 인근에 자리한 봉래폭포를 방문한 한국관광클럽 회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울릉도 관광업계 지원으로 이번 시범관광을 주선한 울릉도·독도 전문여행사 우주로여행사(광주광역시 소재) 김우주(41) 대표는 “4월부터 8월 태풍이 오기 전까지가 울릉도 관광 성수기인데 주말을 제외하고는 관광객이 평소의 30%에도 못미치고 있다”며 “단체관광 뿐아니라 2~4인 규모의 가족 단위 여행, 영덕~울릉 헬기투어 등 상품 구성을 다양화해 고객 맞춤형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울릉도·독도/글·사진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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