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충남 서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이용객들이 열화상 장비를 이용해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서산시 제공
가족 간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추석연휴를 맞아 전국적으로 귀성·귀경 인파가 이동한 뒤 가족·이웃 간 소규모 집단감염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북도와 정읍시는 6일 정읍시 정우면 양지마을 일대에 오는 19일까지 이웃 간 접촉을 금지하고 마을 밖 이동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고령자가 많은 이 마을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8명이나 발생했다. 이날 확진된 70대 여성(전북 143번째)은 전날 양성 판정을 받은 30대 여성(전북 133번째)의 시댁 이웃이다. 70대 여성은 30대 여성의 시어머니(전북 135번째)와 지난 3일 마을회관 등에서 접촉한 것으로 파악돼 검사를 받았다. 이로써 이 마을 코로나19 확진자는 30대 여성과 자녀 4명, 시부모 2명, 시댁 이웃 1명 등 8명으로 늘었으며, 다른 마을에 사는 30대 여성의 친정오빠 1명도 확진됐다.
정읍에서는 50대 남성(중국 국적, 전북 141번째)이 취직을 위해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지난 5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50대의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읍시는 지역 내 어린이집 60곳과 지역아동센터 30곳에 대해 휴원하고, 노인시설 879곳과 장애인시설 17곳도 오는 18일까지 휴관 조처했다.
충남 당진시가 지난달 29일 전통시장에서 코로나19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당진시 제공
대전·충남·울산에서는 추석 연휴를 맞아 식사 모임을 한 가족과, 장인·장모를 찾았던 사위 부부 등 두건의 가족 간 감염으로 모두 10명이 확진됐다.
지난 5일 대전에서는 70대 여성(유성구 장대동, 대전 366번째)과 10대(유성구 반석동, 대전 367번째)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 4일 확진된 40대(서구 둔산동, 대전 365번째)의 어머니와 조카로, 이들은 추석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함께 식사한 뒤 증상이 나타났다.
시 보건당국은 조카가 재학하고 있는 외삼중학교 같은 반 학생과 교사 등 26명을 긴급 검사했다. 6일 낮 12시 현재 이들은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충남 공주시보건소에서는 90대 남편(공주 9번째)과 80대 아내(공주 8번째)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 공주시는 노부부가 지난달 21일 벌초를 하려고 들렀던 사위(60대, 대전 362번째)와 딸(60대, 대전 364번째) 부부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위 부부는 지난달 15~18일 제주여행을 한 뒤 18~20일 울산의 처제 부부를 방문하고 20일 귀가했다가 21일 공주 처가를 찾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딸은 지난달 23일과 29일에도 친정에 들렀다.
시 보건당국은 지난 1일 서울과 경기도에 거주하는 또 다른 가족 6명이 공주 노부부를 방문한 사실도 확인하고 해당 보건당국에 통보했다. 대전시 보건관계자는 “대전 사위 부부와 장인·장모 외에 울산 처제 가족 등 3명도 확진됐다. 추석 연휴에 고향을 찾은 가족 간 접촉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에 대비해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임근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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