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째 500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백화점발 집단감염이 일어난 서울 강남구에서 검체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이틀째 긴 줄이 만들어졌다. 코로나19 검사 건수도 지난 7일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 강남구의 임시·선별검사소 5곳에는 8일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란 줄이 늘어섰다. 강남구청 청사 밖 상가까지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자, 구청 쪽은 주변 상인들 피해를 우려해 구청 주차장 안쪽으로 줄을 서도록 안내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시민들이 시간대를 나눠 찾아주신 덕분에 어제보다 대기열이 줄긴 했지만, 강남구 보건소 선별검사소의 경우 많을 때는 300~400명씩 대기하기도 했다”며 “최대한 빨리 검사를 받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에도 강남구 임시 선별검사소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강남구보건소에서는 검체 채취 도구(면봉)가 동나 전날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검사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평소 검사 분량 기준으로 이틀치를 비축해두고 있는데, 검사 수요 폭증에 따라 일시적으로 중단된 것”이라며 “오늘부터는 어제 폭증한 수요를 반영해 비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남구는 집단감염이 일어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방문객 19만여명에게 선별검사를 받도록 권고한 바 있다.
서울시 전체 검사 건수도 6일 5만770건에서 7일 7만6223건으로 50%가량 급증했다. 3차 유행의 정점이었던 지난해 12월24일(5만9천여건) 이후 최다 수치다. 검사 확대는 지속될 전망이다. 신속한 확진자 발견과 대응을 위해 검사를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광장, 강남역, 구파발역 등에 임시선별진료소를 추가 설치해 현재 26개 임시선별진료소를 51개로 2배가량 늘리고, 노원·양천의 학원 밀집가와 이태원, 청계광장 등에도 찾아가는 선별진료소를 확대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후 늦게 서울시는 노래연습장·피시(PC)방, 학원·카페·음식점 업주와 종사자들에게 선제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도 내렸다. 행정명령 적용 대상은 60만6천여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확진자 1212명이 쏟아진 지난 6일 검사자(5만770명)의 12배에 이르는 규모다. 대상자가 워낙 많은 만큼, 검사기간은 넉넉히 주어졌다. 노래방·피시방은 3주 안인 7월28일까지, 나머지 학원·카페·음식점은 45일 안인 다음달 21일까지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예방접종 완료자(1차 접종 뒤 2주 이상 경과한 사람 포함)은 제외된다. 명령에 불응해 검사를 받지 않으면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지고, 검사를 받지 않아 집단감염으로 이어졌을 경우엔 방역비용과 치료비 등 구상권까지 청구될 수 있다. 송 과장은 “중앙정부로부터 행정인력을 지원받고, 부족한 경우에는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할 예정”이라며 “시민들도 검사량 확대에 적극 동참해 주시고, 더 많은 시민께서 검사를 원활히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검사 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역학조사요원 300여명 추가 지원을 요청해둔 상태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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