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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집단감염’ 교회 전도사, 방역수칙 지킨 교회에 “권력의 개”

등록 2021-08-12 04:59수정 2021-08-12 08:06

유튜브 방송서 “문재인 정부 인권탄압 심각”
대규모 대면예배를 한 뒤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초구 하나님 얼굴 구하는 교회의 한 목회자가 8일 방역당국의 교회 운영중단 조치가 내려진 뒤 실시간 방송으로 설교하고 있다. 이 목회자는 이날 방송 시작 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FTNER’ 방송 화면 갈무리
대규모 대면예배를 한 뒤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초구 하나님 얼굴 구하는 교회의 한 목회자가 8일 방역당국의 교회 운영중단 조치가 내려진 뒤 실시간 방송으로 설교하고 있다. 이 목회자는 이날 방송 시작 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FTNER’ 방송 화면 갈무리

“하나님보다 문(재인) 정부를 두려워하는 교회들도 똑똑히 들어야 합니다. 당신들은 권력의 개가 되라고 그 자리에 있는 게 아닙니다.”

방역수칙을 어기고 50여명이 모인 대면예배를 강행해 집단감염이 발생하게 한 서울 서초구 ‘하나님 얼굴 구하는 교회’ 소속 한 목회자가 지난달 25일 대면예배에서 이렇게 말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마스크도 하지 않은 채로, 방역수칙을 따르는 다른 교회들을 비난한 것이다.

김아무개 전도사는 이 교회 유튜브 채널(FTNER, 구독자 13만5천명)에 올린 지난달 25일 대면예배 영상에서 “교회가 영상으로 예배만 드리고, 사탄이 호시탐탐 노리는 다음 세대(아이들)를 지킬 수 있겠나. 말이 안 되는 것이다”라며 “교회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앞으로 한국 교회는 무교회주의로 빠져서 여러 교회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교회에서는 10여명이 대면예배를 본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51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면예배를 열었다.

이후 지난 4일 이 교회 신도 1명이 첫 확진 판정을 받았고 11일 오전까지 김 전도사를 포함해 모두 4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거리두기 4단계 이후 첫 서울지역에서의 대면예배 강행에 의한 집단감염 사례였다. 현재 종교시설 대면예배는 수용인원 100명 이하는 10명, 수용인원 101명 이상은 99명 범위에서 10%까지 가능하지만, 지난달 20일~지난 8일 사이엔 최대 19명까지만 가능했다. (▶관련기사: 방역수칙 어기고 대면예배…서초구 교회 30여명 집단감염)

집단감염 발생 뒤 방역수칙 위반이 확인돼 교회 운영중단 조치가 내려진 7일 올린 영상에서 김 전도사는 “정부가 인권탄압이 심하다. 이 인권탄압에 대해 우리 교회 청년들도 강요받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전도사는 대면예배 강행을 예고하며 “식당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테이블에 있는 사람을 조사하는데 교회에서 확진자 생기면 예배에 참여한 모든 사람을 검사한다”고 방역수칙이 교회에 불공평하다고 설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 대면예배를 할 것”이라며 “과거로 돌아가도 당연히 예배할 것”이라고 했다. 실시간 방송을 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형평성 문제가 있다”, “교회만 폐쇄당하는 현실” 등 김 전도사를 옹호하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서울시와 서초구는 이 교회에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또 서초구에서 추가적인 방역수칙 위반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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