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은 이웃 일가족 3명을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이아무개(48)씨가 2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남동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층간소음 갈등으로 흉기 난동을 부린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2명이 직위해제 됐다.
인천경찰청은 24일 인천 논현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ㄱ 경위와 ㄴ 순경 등 경찰관 2명을 직위해제 조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감찰조사 결과, 이들이 범행 제지 및 피해자 구호 등 현장 조처 없이 이탈한 사실 등을 밝혀냈다”며 “조만간 변호사 등 민간 위원 과반수가 참석하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국민의 시각에서 엄정한 징계 조처를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직위 해제된 이들은 지난 15일 오후 5시5분께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층간 소음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ㄴ 순경은 이 빌라 4층에 사는 40대 남성이 아래층 거주 ㄷ씨의 아내를 향해 3층 복도에서 흉기를 휘두르는 것을 보고도 홀로 1층 밖으로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ㄷ씨와 건물 밖에 있던 ㄱ 경위는 흉기 난동이 벌어진 상황을 알고도,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가해자를 제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원 및 구조 요청 등을 이유로 현장을 이탈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경찰관이 현장을 벗어난 사이 ㄷ씨의 20대 딸이 흉기를 든 가해자의 손을 잡고 대치하고 있었고, 빌라 밖에 있던 ㄷ씨가 황급히 올라와 몸싸움을 벌인 끝에 가해자를 제압했다. ㄷ씨의 아내는 목 부위를 흉기에 찔려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뇌경색이 진행돼 수술을 받았다. ㄷ씨와 딸도 얼굴과 손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앞서 인천 논현경찰서는 이날 오전 살인미수, 특수상해,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이아무개(48)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씨는 2∼3개월 전 이 빌라 4층으로 이사를 왔으며 아래층인 3층에 사는 ㄷ씨 가족과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었다. 이씨는 경찰에서 “평소 아래층에서 발생한 소음으로 감정이 좋지 않았는데, ㄷ씨 아내가 경찰관에게 하는 소리를 듣고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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