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수도권

폭우에 밀려온 쓰레기 ‘한강 최후 방어선’ 뚫고 서해로…

등록 2022-08-11 05:00수정 2022-08-11 15:15

강화 더리미 선착장 부잔교 스티로폼·페트병으로 ‘섬’ 이뤄
인천 계양 굴포천도 비슷, 차단막 중앙부 쓰레기로 가득
“해양 오염 방지, 설치 확대 필요”
9일 저녁 8시40분께 인천 강화군 더리미 선착장 부잔교에 한강을 따라 떠밀려온 생활 쓰레기가 걸려있다. 이승욱 기자
9일 저녁 8시40분께 인천 강화군 더리미 선착장 부잔교에 한강을 따라 떠밀려온 생활 쓰레기가 걸려있다. 이승욱 기자

“비만 오면 생활 쓰레기가 여기에 무더기로 걸려. 저거 때문에 다리도 많이 훼손됐지.”

지난 9일 저녁 8시께 찾은 인천 강화군 더리미 선착장에선 한강에서 떠밀려온 나무와 스티로폼, 페트병 등이 부잔교(선박의 부두 접안을 위한 다리)에 걸려 작은 섬을 이룬 모습이 훤히 보였다. 비교적 가벼운 나뭇가지와 풀 일부는 다리 위까지 침범해 있었다. 부잔교에 정박한 배 사이사이에도 초목과 이끼가 가득하다. 선착장 주변도 이미 수거한 쓰레기로 넘치고, 선착장 밑 갯벌에도 적지 않은 쓰레기가 몰려 있었다. 이들 쓰레기는 수위가 높아지면 서해 바다로 밀려간다. 육지 쓰레기가 해양 쓰레기가 되는 과정이다.

더리미 선착장은 강화군과 경기도 사이에 있는 염하수로에 자리잡고 있다. 장마철이 되면 한강에서 떠밀려온 쓰레기가 부잔교에 쌓이고 이내 수로를 통해 바다로 흘러간다. 김진남 더리미 어촌계장은 “팔당댐에서 수문을 열고 비가 많이 오면 한강 주변 쓰레기가 (이곳으로) 유입된다”며 “여름에는 몰려든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어업활동을 하다가 배나 그물이 손상되는 경우도 제법 많다”고 말했다. 실제 이곳 어민들은 이런 이유로 여름에는 출항을 꺼린다고 한다.

같은 날 오전 10시30분께 인천 계양구 굴포천에 있는 ‘부유 쓰레기 차단막’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이곳은 육지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를 막기 위해 철줄에 쇠창살과 부표를 연결해 만든 차단막이 있다. 차단막 중앙부에는 생활 쓰레기가 잔뜩 걸려 있었고, 차단막에 걸린 쓰레기 위에 앉아 쉬고 있는 새도 여러 마리 보였다. 차단막을 뚫고 한강 하구로 향하는 쓰레기 무더기도 있었다. 굴포천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하는 김진환 나라사랑환경 인천시연합회장은 “차단막에 쓰레기가 항상 모여 있지는 않다. 비 올 때 소하천에서 내려오는 쓰레기가 걸리고 쌓인다. 요즘처럼 비가 쏟아질 때는 쓰레기가 차단막을 뚫고 바다로 흘러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에는 이곳을 포함해 모두 2곳에 부유 쓰레기 차단막이 있다. 한강에서 유입된 쓰레기가 서해로 흘러가는 걸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차단막이 충분한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적지 않다. 바다에 돌아다니는 해양 쓰레기가 줄어들 기미가 없어서다. 실제 인천시 자료를 보면, 인천의 해양 쓰레기 수거량은 2016년 4640t에서 2020년 6589t으로 크게 늘었다. 수거활동이 강화돼 수거량이 늘어났지만 육지 쓰레기를 통제하지 못해 해양 쓰레기 양 자체가 늘어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인천에 쓰레기 차단막이 설치된 곳은 고작 두곳이다. 육지와 강에서 흘러온 쓰레기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라며 “수거활동을 강화해도 해양 쓰레기가 줄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인천시가 2021년 수립한 ‘해양쓰레기 저감 종합대책’을 보면, 인천시는 쓰레기 집하장을 2025년까지 현재 24곳에서 56곳으로 늘리고 쓰레기 차단막도 같은 기간 5곳 더 설치할 예정이다. 박 사무처장은 “인천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차단막 설치 확대 등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밤 9시께 인천 강화군과 경기 김포시를 연결하는 강화대교에서 찍은 염하수로. 한강에서 내려온 부유 쓰레기가 염하수로를 따라 서해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승욱 기자
지난 9일 밤 9시께 인천 강화군과 경기 김포시를 연결하는 강화대교에서 찍은 염하수로. 한강에서 내려온 부유 쓰레기가 염하수로를 따라 서해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승욱 기자

9일 오전 10시30분께 인천 계양구 굴포천에 있는 부유 쓰레기 차단막에 걸린 생활 쓰레기. 이승욱 기자
9일 오전 10시30분께 인천 계양구 굴포천에 있는 부유 쓰레기 차단막에 걸린 생활 쓰레기. 이승욱 기자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이화영 술판 회유 의혹’ 수원지검 1313호실 현장조사 가로막은 검찰 1.

‘이화영 술판 회유 의혹’ 수원지검 1313호실 현장조사 가로막은 검찰

[단독] 미래한국연구소, 서울 정치인 여론조사하려 ‘가짜’ 신문사·사무소 등록 2.

[단독] 미래한국연구소, 서울 정치인 여론조사하려 ‘가짜’ 신문사·사무소 등록

명태균, ‘민간인 통제’ 구역에…태풍 때 창원시 재난상황실서 ‘포착’ 3.

명태균, ‘민간인 통제’ 구역에…태풍 때 창원시 재난상황실서 ‘포착’

‘마약 파티’ 베트남인 12명 검거…경찰, 수원 외국인 클럽 급습 4.

‘마약 파티’ 베트남인 12명 검거…경찰, 수원 외국인 클럽 급습

이 절경이 한국에…더 추워지기 전, 가봄 직한 여행 후보지 3곳 5.

이 절경이 한국에…더 추워지기 전, 가봄 직한 여행 후보지 3곳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