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피생활 중 타이에서 체포된 쌍방울 그룹의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압송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19일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배임 및 횡령, 자본시장법위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뇌물공여, 대북송금을 위한 외국환관리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변호사비 대납의혹 사건은 제외했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의 전환사채(CB) 매수 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회삿돈 30억원을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또 나노스 전환사채 관련 권리를 보유한 제우스1호투자조합의 조합원 출자지분 상당 부분을 임의로 감액해 김 전 회장 지분으로 변경하는 등 4500억원 상당을 배임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회장은 또 계열사 임직원 수십명을 동원해 640만달러(당시 환율로 약 72억원 상당)를 중국으로 밀반출해 북한 고위 인사에 전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도 있다. 김 전 회장은 2018~2019년 허위공시 등으로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전환사채 중 일부가 이재명 대표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사비로 지출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대표는 18일 <한국방송>(KBS) 뉴스에 출연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대낮 도깨비 같은 일”이라며 “김 전 회장과 만난 일도 없고, 본 일도 없다”고 일축했다.
김 전 회장은 18일 오전 8시20분께 타이에서 귀국한 뒤 검찰로 압송돼 이틀 내내 늦은 밤까지 조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신병을 확보해 나머지 혐의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은 이날 오후 2시30분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김 전 회장 쪽은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양선길 쌍방울 회장도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이날 함께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진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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