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일 삼일절을 맞아 인천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에서 조병창 병원 건물 존치를 위한 시민단체의 사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승욱기자
부평미군기지 토양오염 정화를 위해 조병창 병원 건물을 철거하려는 국방부 움직임에 반발한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삼일절을 맞아 거리로 나섰다.
3·1정신계승과 강제동원의 역사 조병창 지키기 만세행진추진위원회는 1일 인천 부평구 캠프마켓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병창 병원 건물을 강제동원 흔적이 담긴 기억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00여명이 모였다. 부평미군기지 조병창은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무기를 생산하기 위해 만든 곳이다. 조병창 병원 건물은 해방 뒤에는 미군이 주둔하며 다목적 창고 등으로 활용했다.
이민우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 공동대표는 “삼일절은 일본의 무단통치에 반대해 조선 독립을 외친 역사적인 날”이라며 “일제의 혹독한 식민 지배를 보여주는 조병창 병원 건물을 국방부와 인천시가 철거하려 한다. 철거하지 말고 일본의 식민지 지배 흔적과 증거로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수경 인천겨레하나집행위원장도 “조병창이 있던 이곳은 해방 이후 미군이 주둔했다. 조병창 캠프마켓 반환의 역사는 우리나라의 자주와 독립을 위한 투쟁이었다”며 “이제부터의 싸움은 식민지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한 기억 투쟁, 인정 투쟁”이라고 말했다.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는 토양오염 정화작업과 깊은 연관이 있다. 조병창 병원 건물은 국방부의 토양오염 정화작업이 예정된 부평 미군기지 캠프마켓 B구역에 있다. 캠프마켓 B구역에는 고농도의 유류(TPH)가 기준치 이상 발견됐다. 국방부는 이 지역의 토양오염 정화를 위해 조병창 병원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인천시는 지난해 국방부에 정화작업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인천시는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고 지난 1월19일 “국방부에 요청한 (캠프마켓)B구역 정화공사 임시 중지 요청을 철회해 정화공사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 쪽은 “캠프마켓 B구역에 발암물질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거짓 주장으로 민민 갈등을 유발시켰다”며 인천시 담당 부서장을 상대로 공익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
이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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