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인천 동구 현대시장 5곳에 불을 지른(일반건조물방화) 혐의로 체포된 ㄱ씨가 시장 부근 주차된 차량 주변을 배회하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 갈무리.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점포 205곳 가운데 55곳이 불에 탄 인천 현대시장 방화 사건의 용의자가 모두 5곳에 불을 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인천 중부경찰서의 말을 종합하면, 일반건조물방화 혐의로 긴급체포된 40대 ㄱ씨는 모두 5곳에 불을 질렀다. ㄱ씨는 지난 4일 밤 11시38분께 인천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 안 그릇가게 등 3곳에 불을 먼저 지른 뒤, 시장 밖으로 나와 인근 교회 앞에 쓰레기 더미와 주차된 소형 화물차 짐칸에도 방화했다. 이런 사실은 경찰이 시장 주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녹화 영상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그러나 ㄱ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많이 취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시장에 간 기억도 없고 집에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ㄱ씨가 현대시장 일대에 지른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점포 55곳이 잿더미로 변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 인근 소방서 5∼6곳의 소방관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2시간 50여분 만에 완전히 불을 껐다.
한편, 밤사이 방화로 잿더미가 된 점포들은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였고, 점포 철골 구조물도 엿가락처럼 휘거나 곳곳이 끊어졌다. 가게 안에 쌓아 둔 야채나 생필품도 모두 불에 타 상인들은 망연자실해 했다. 상인들은 ㄱ씨가 평소 술에 취해 시장에서 자주 소란을 부린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와 과련해 인천시는 현대시장을 시설현대화 사업 우선 지원대상으로 선정하고, 점포당 최대 7천만원의 긴급 경영안정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도 현대시장 화재 피해 복구와 안전조치를 위해 특별교부세 1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ㄱ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5일 오전 인천시 동구 현대시장 화재 현장 첫 번째 발화 지점인 한 점포 곳곳이 화재로 검게 타거나 그을려 있다. 이 시장에서는 전날 오후 11시 38분께 원인을 알 수 없는 큰불이 나 점포 212곳 가운데 55곳이 타는 등 피해가 났다. 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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