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비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추진전략을 이미지화했다. 경기도청 제공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단은 “경기북부지역은 면적 4268㎢에 인구는 363만명으로 경기 남부 1040만명, 서울시 965만명에 이어 전국 3위에 해당하는 지역”이라고 밝히고 “그럼에도 국가 안보, 수도권 과밀억제 중심의 국가균형발전정책, 개발제학구역 등 중첩 규제 등에 묶여 독자적인 비전과 지역발전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 채 경기 남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는 단순히 남과 북으로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경기북부의 성장잠재력에 주목하여 독립적인 비전과 발전을 위한 행정과 재정, 산업 특례 등을 확보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남북평화 공존시대를 대비하며 수도권 경제축을 활용한 신산업들을 다양하게 꽃피울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경기 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배경을 설명했다.
특별자치도 설치 관련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경기도의회 의원들도 “대한민국의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대한민국의 과제이며 지금이 최적기이다. 정부가 지향하는 지역별 특성에 맞는 자립적 발전을 통해 누구나 어느 지역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진정한 ‘지방시대’를 구현하는 데 기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북부발전 9대 전략산업 벨트
‘대한민국 신성장엔진, 남북을 잇는 동북아의 국제평화자유도시, 지역 간 상생발전의 미래형 분권모델’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제시하는 비전이다. 경기도는 이를 실행하기 위한 추진전략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우선 경기북부를 콘텐츠 미디어 존(CMZ), 에코 메디컬 존(EMZ), 비무장 존(DMZ)으로 클러스터화할 예정이다. DMZ에서는 평화경제특구, 기획발전특구, 섬유가구특구, 군수용 드론산업, DMZ 탄소중립관광, 힐링형 귀촌 및 생태관광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즉, 이 지역은 통일 대비 평화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EMZ에서는 기후와 환경을 보존하면서 북부 수소도시, 접경지역 탄소중립도시, 바이오 클러스터, 사회혁신복합단지, 푸드테크 산업, IT 신산업을 육성할 예정이다. CMZ에서는 콘텐츠와 미디어의 전시·디스플레이 산업이 주를 이루는데, 북부 방송영상밸리 조성, 전시·컨벤션 산업 육성 지원,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 출판도시 활성화, 디스플레이 지원, 콘텐츠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또한 경기도는 9대 전략산업 벨트로 디스플레이-모빌리티 벨트, ICT·첨단전략산업 벨트, 국방혁신 R&D 벨트, 지역특화산업 첨단 스마트화, 그린바이오 벨트, 에너지 신산업 벨트, 미디어 콘텐츠산업 벨트, 관광·MICE 복합 벨트를 소개했다. 이를 통해 AI·디지털 전환, 케이(K)컬처 및 소프트 파워 강화, 고령화·인구변화 산업에 대응하고 기후변화 산업을 주도할 계획이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단 관계자는 “인프라, 일자리, 관광, 정부여건 등 4대 핵심 정책 10개 사업을 통해 경기북부를 확 바꿔 대한민국의 성장 잠재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개 사업을 살펴보면 핵심도로 격자형 도로망 구축, 국가고속철도 연결 추진, 고양TV·양주TV·양주 회천, 남양주 왕숙 등 4개 테크노밸리에 앵커기업 유치, 특구를 구체화해 대규모 투자 유치, 바이오·IT신산업 육성, 역세권 등 기회타운 개발, 파주∼고양∼상암을 잇는 문화콘텐츠 클러스터 구축, 세계적인 DMZ 산티아고 길 조성, 임진강·한탄강의 주상절리와 홍스터축제·광릉수목원, 가평관광지, 수변 연결 등을 통해 체류형 관광 육성, DMZ 생태를 연계한 에너지 자립 클린시티 조성 등이다.
특히 경기국제평화자유도시 조성을 위해 경기북부 국제평화자유도시준비위원회를 운영하며, 남북 교류와 DMZ 활용 권한을 중앙정부로부터 이양받고, 경기북부 평화도시개발센터 설립 및 특례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남북협력을 전제로 국제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해 한탄강 UNESCO 지질공원 남북협력기구를 설립하고, 국제평화에 기여하는 남북협력 국제기구 설립을 위해 DMZ 내 UN PKO 지역훈련센터도 유치할 계획이다.
지역 간 상생협력기금 설치(경기북부 성장과실의 일부를 비수도권 상생을 위한 발전기금으로 조성한다는 의무규정 특별법에 명시) 및 상생협력 사업을 활성화해 새로운 지역 협력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역 간 상생협력기금을 재원으로 비수도권지역과 협력사업을 추진한다. 예를 들면 비수도권 학생, 실향민, 어르신 DMZ 평화생태교육 및 체험, 청년 예술인 창작 프로그램, 청년 스타트업 프로그램, 지역소상공인 지원, 지역 농특산물 판촉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기연구원 북부자치연구본부가 지난 10월에 내놓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기본게획 및 비전·발전전략 수립연구’에 따르면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실행할 경우 경기북부 GRDP(지역내총생산)는 2040년 기준 시나리오 대비 26.57조원(20.24%) 증가한 157.86조원으로 나타났다. 17년간 총 정책효과는 324.70조원으로 나타났다. 2040년 경기북부의 가계소득은 기준 시나리오 대비 19.57조(17.81%) 증가한 129.41조원으로 나타났다. 2040년 경기북부의 세수입(생산물세, 법인세, 근로소득세, 소비세)은 기준 시나리오 대비 8.51조(31.63%) 증가한 35.42조원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청은 GTX·광역교통인프라 및 복합환승거점을 구축하기 위한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경기도청 제공
광역교통인프라 구축
GTX·광역교통인프라 및 복합환승거점을 구축하기 위해 경기도는 우선 추진 중인 GTX-B(마석-가평), C노선(덕정-동두천) 연장 및 양주역 신설, 신규 D노선(김포 장기-부천-강남), E(김포공학-포천), F(이천-파주) 노선 추진을 통한 광역급행철도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지하철 3호선 연장, 5호선 연장, 6호선 연장, 9호선 연장(강동-남양주), 별내선 연장, 수도권순환철도망 구축으로 광역교통망도 조기 구축할 예정이다.
광역급행철도(GTX) 확충에 이어 경기북부 고속도로 등 격자형 도로망을 완성한다. 서울-연천, 포천-철원, 동서 10축(강화-간성), 수도권 1.5 순환 고속도로 신설을 통한 경기북부 고속도로망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어 GTX역에 광역환승센터 설치로 초광역 역세권을 형성한다. 경기북부 주요 혁신 클러스터와 연계 개발을 통해 산업과 비즈니스의 거점화를 꾀한다. 국토부의 도시혁신구역과 복합용도구역 제도를 활용해 도심융합특구, 캠퍼스혁신파크 등을 조성한다. 대상지로는 고양(창릉, 킨텍스), 파주 운정, 양주·덕정, 의정부, 남양주 왕숙 등이 검토되고 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6월1일 오후 경기도청북부청사 상황실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민관합동추진위원회 위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경기도청 제공
쟁점1. 경기북부 교부세 교부에 대한 비수도권의 반발이 우려되는데
지방교부세 재원은 내국세의 19.24%, 경기북부자치도 교부세로 타 지방의 교부세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경기도는 경기북부 발전에 따른 세수 증대 및 수도권과 지방 상생을 통해 지방 재정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즉 경기북부 발전에 따른 국세 약 6조원, 교부세 재원 1.15조원이 증가될 것으로 추정함에 따라 타 지방 교부세애 대한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 도한 경기북부 발전에 따른 과실의 일부를 지역간상생협력기금으로 조성해 수고권과 지방 상생 체계를 구축할 것이며, 지역상생발전기금 비율도 상향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쟁점2. 주민 세금 부담만 가중되는 것 아닌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설치되면 일정 수준의 공무원 증가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로 행정서비스 효율화 및 특화발전, 규제 개선, 인프라 개선, 기업 유치 등으로 GRDP 및 세수 증대 효과가 공무원 증원에 따른 재정지출 증대에 비해 크므로 지역·국가적으로 효율성을 증대될 것이다.
쟁점3. 규제 완화가 가능할까
수도권 규제 프레임에서 벗어나 신성장지역으로 전환을 위해 특별자치도가 필요하다. 경기북부는 경기도의 하위지역에 포함되어 수도권 규제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로 지역 특성에 기반한 발전 정책 패러다임 도입 및 그에 대응한 규제의 틀을 변화시킬 수 있다. 1980년대 도입된 수도권 규제는 수도권 집중, 지방 소멸 억제에 실패했다. 메가시티화가 반드시 행정구역의 광역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지역 특성화 발전에 기반한 메가시티화도 가능하다.
쟁점4. 앵커기업 유치 어려울 수도
경기북부의 지정학적 리스크 이미지는 1970~80년대 냉전시대에 형성된 것이다. 이 때문에 기업 유치에 장애를 가져와 앵커기업 입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파주 디스플레이 및 주변 산단의 첨단산업 생태계를 확장하고 일산 및 양주 테크노밸리를 조성해 앵커기업을 유치하면 된다. 북한 지정학 리스크는 단지 경기북부 접경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한반도 전체의 문제이다.
김아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