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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청구된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검찰이 직접 조사

등록 2019-12-11 14:58수정 2019-12-12 02:44

검찰 “재심청구인 윤아무개씨 진실규명 요청 따른 것 ”
화성사건 피의자 이씨 지난 10일 수원 구치소로 이감
이진동 수원지검 2차장검사가 11일 오후 수원지검 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진동 수원지검 2차장검사가 11일 오후 수원지검 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법원에 재심이 청구된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에 대해 검찰이 직접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달 말까지 재심 청구 사건에 대해 법원에 의견을 내는 한편, 8차 사건의 진범 확인과 재심을 청구한 윤아무개(52)씨에 대한 강압 수사 의혹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수원지검은 11일 ”수원지법에 재심이 청구된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직접 검찰이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를 위해 지난 10일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특정된 이아무개(56)씨를 부산교도소에서 수원구치소로 이감한 뒤 이날 오후부터 직접 조사에 들어갔다.

이진동 수원지검 2차장 검사는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이 사건의 재심청구인인 윤씨로부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수사 촉구의견서를 접수해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 신속히 직접 조사할 필요가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며 “이달 말까지 법원에 재심에 따른 검찰의 의견을 제시하는 한편 그동안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형사6부장을 주임검사로 5명의 검사로 이뤄진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전담 조사팀’을 꾸렸다. 전담팀은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이라고 자백한 이씨의 진범 여부와 △재심을 청구한 윤씨의 수사과정에서 강압 수사 등의 문제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필요할 경우 당시의 검·경 수사 라인에 있었던 인물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한다는 방침이다.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윤씨는 지난 4일 변호인을 통해 “재심 청구 대상 사건 관련하여 수사 기관의 불법 구금, 가혹 행위 등 직무상 범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관련 의혹에 대해 검찰의 직접수사를 통한 철저한 진실규명을 요청한다”는 의견서를 검찰에 접수했다.

이 차장 검사는 “이번 검찰의 직접 조사는 경찰에서 넘겨받은 자료와 윤씨의 의견서 등을 종합 검토해 내린 것이며 다만, 검찰은 화성 8차 사건에만 한정하고 피의자 이씨의 나머지 살인사건은 기존에 수사하던 경찰이 전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앞서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진범으로 특정돼 옥살이를 마친 윤씨로부터 지난달 13일 재심 청구를 접수하고 검찰에 재심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 제시를 요청한 바 있다.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박아무개(당시 13살) 양의 집에서 박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해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화성사건 피의자 이씨의 자백 이후 박준영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한편, 화성사건 피의자 이씨는 1994년 1월 충북 청주 자택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해오다가 지난 9월 화성사건의 증거물에서 나온 DNA와 일치한다는 판정이 나온 뒤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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