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세 번째 확진자가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의 격리 음압병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명지병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세 번째 확진자가 입원 치료를 받는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의 외래환자가 설 명절 이전과 견줘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명지병원 쪽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외래환자의 예약 취소가 50%나 되고, 수술 취소는 20%가량 증가했다”며 “신종 바이러스 감염 의심 환자는 공기조차 섞이지 않는 완벽하게 차단된 공간에서 진료를 받으므로 감염을 전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30일 밝혔다.
국가지정 격리 음압병동을 운영 중인 이 병원에서는 모두 39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환자가 검사를 받았으며, 그중 1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음압병동에서 치료 중이다.
지난 26일 확진 판정을 받은 54살 남성은 이날 현재까지 특별한 증상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국 우한에 거주하다 지난 20일 일시 귀국한 뒤 22일부터 발열, 몸살 등의 증상이 나타나자 25일 질병관리본부 상황실(1339)에 신고해 입원했다.
병원 관계자는 “아직 이 질병에 관한 임상경험이 없어 어떻게 경과가 진행되는지 관찰하는 중”이라며 “가끔 미열과 설사, 식욕 부진, 두통 등을 호소하지만, 경과가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병원 쪽은 확진 환자 1명의 치료를 위해 현재 일반병실 29개, 음압병실 4개 등 33개 병실을 갖춘 병동(E5병동)의 1개 층 전체를 비우고 전담 간호사 10명을 배치해 3교대로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의사들은 수시로 회진하며 화상진료를 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 의료진이 격리 음압병상에서 신종 감염병에 대비한 모의훈련을 하고 있다. 명지병원 제공
경기 북부권을 총괄하는 감염 거점병원인 명지병원은 모두 12개의 격리 음압병상을 갖추고 있다. 이 병원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평택 등에서 발생한 확진 환자 5명을 이송받아 2차 감염 없이 전원 완치시킨 바 있다.
병원협회의 코로나바이러스 비상대응본부장을 맡은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메르스 사태 이후 철저히 준비와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잘 대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두려움보다는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료기관과 의료진에게 빠른 조언을 받아야 이 사태를 조기에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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