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자유한국당이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과정에서 중국 눈치를 본다’고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메르스 때, 중국 베이징은 한국에 관광객을 보내줬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5년 전 서울시가 메르스로 고통받을 때 자매도시인 북경시는 특별사절단을 보내 대규모 관광객을 보내주는 등의 우호적 조처를 했다”며 “신종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혐중 정서가 확산되는 것은 그 어떤 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결책도 못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 간에도, 도시 간에도 우정이 있고, 의리가 있다”며 “중국은 우리의 제일 가는 무역 파트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우리는 이 감염병을 극복할 것이고 그때는 이 어려운 시기에 중국에 대해 취했던 우리의 조처와 태도가 새삼스럽게 조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5년 7월29일 메르스로 침체된 서울관광 활성화를 위해 서울을 방문한 중국 베이징시 특별사절단 12명은 “서울이 매우 안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중국에 돌아가서 시민에게 서울의 정확한 상황을 알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3박 4일 일정으로 서울 관광업계와 간담회를 갖는 등 서울관광 활성화를 위한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베이징시 특별사절단 방문 이후 중국 관광객이 늘었다”며 “2015년 7월 한국에 방문한 중국관광객은 20만명이었지만 8월에는 40만명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또 “서울시립대를 방문해 중국 유학생들을 만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학교에서 팀워크 할 때 차별대우를 받을까 걱정이라는 학생이 있었다. 참으로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적인 연대와 협력으로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우리는 이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퇴치와 함께 혐오라는 바이러스를 퇴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이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생방송에 출연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발언들에 대해 “총선에서 이기려는 정치적 주장”이라고 규정했다.
앞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3일 “중국에 준 마스크 300만개에 이어서 중국인 관광객이 마스크를 싹쓸이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은 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당 심재철 원내대표도 “정부가 후베이성에서 온 외국인들만 입국을 금지한 것은 중국 눈치 보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중국이 우리나라의 제1의 무역 파트너인데 이럴 때 우정을 확실히 만들어놔야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제1야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이걸 생각 안 하는 것은 국가 이익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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