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김포시가 합동으로 24일 김포 소재 신천지 종교 시설에 폐쇄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김포시 제공
25일 경기도 김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남성이 증상이 나타난 뒤 확진을 받을때까지 약 1주일간 김포시 풍무동 자택에서 서울 용산의 직장까지 전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자택과 직장 주변 병의원과 약국을 여러 차례 들러 치료를 받았으나, 코로나19에 감염된 줄 모르고 독감 등의 처방을 받았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25일 오전 김포시청에서 브리핑을 열어, “김포시 풍무동 센트럴 푸르지오 아파트에 거주한 ㄱ(36)씨가 지난 19일 증상이 발생해 자택과 직장 주변 병의원과 약국에서 처방 치료를 받다가 24일 서울 마포구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고 확진으로 판명됐다. 구체적인 감염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포시의 설명을 들어보면, ㄱ씨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날까지 김포 풍무역에서 경전철 골드라인을 이용해 서울 용산의 직장까지 출퇴근했다. 그는 19일 출근 뒤 오한을 느껴 직장 근처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비타민 수액 주사를 맞은 뒤, 정형외과에서 엑스레이 촬영과 물리치료·주사 처방을 받았다. 이후 회사에 복귀했다가 퇴근뒤 선유도역에서 9호선을 이용해 공항역에서 골드라인으로 환승 귀가했다.
ㄱ씨는 20일에도 정상 출근했으나 근육통과 오한이 심해져 오후 6시30분께 직장 근처 이비인후과에서 체온 체크 결과 38도로 측정돼, 독감 검사를 받고 약 처방을 받아 주변 약국에서 약을 사 택시로 귀가했다.
ㄱ씨는 21일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출근을 하지 않고 12시께 김포 풍무동의 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독감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37.7도 발열이 확인돼 주사를 맞고 약 처방을 받아 주변 약국에서 약을 구입했다. 이 과정에서 약국 약사가 코로나19 검사를 권고했지만, ㄱ씨는 검사를 받지 않고 주말인 22·23일 약을 먹으며 자택에서 머물렀다.
그는 월요일인 24일 직장에 출근했으나 오한과 근육통, 발열감을 느끼고 서울 마포구 보건소를 방문해 코로나 검사를 받은 뒤 택시로 귀가했다. ㄱ씨는 24일 저녁 확진 판정을 받고 이천의료원으로 옮겨졌다. 함께 거주하는 부인과 자녀 1명은 아직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자가격리 중이다.
김포시는 ㄱ씨의 구체적인 동선과 접촉자 등에 대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ㄱ씨 가정과 해당 아파트 엘리베이터와 복도 등 동선상 접촉이 빈번했을 것으로 판단되는 시설과 장소에 대한 방역과 소독을 마치고, ㄱ씨가 방문했던 거주지 주변 약국과 병원에 대한 폐쇄조처와 방역 소독을 마쳤다.
정 시장은 “확진자 ㄱ씨의 경우 최초 증상 발현 때부터 최종 확진 시까지 약 1주일이 걸렸다. 본인은 물론 병의원의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포시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관내 신천지 종교시설 8개소(11실)를 일시 폐쇄하고 소독을 완료했다고 이날 밝혔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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