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오두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모습. 통일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5일부터 오두산 전망대 임시휴관에 들어갔다. 박경만 기자
비무장지대(DMZ)도 코로나19 한파를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 등이 중단되면서 지역경제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파주시 탄현면 오두산 통일전망대와 6·25전쟁납북자기념관이 이날부터 임시휴관에 들어갔다.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지난해 10월 아프리카돼지열병 여파로 19일 동안 휴관했다. 파주지역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 있는 도라전망대와 제3땅굴, 남북출입사무소 등 디엠제트 관광지들은 지난해 10월2일 이후 147일째 관광이 중단됐다.
디엠제트 관광 중단 조처로 5개월간 근근이 이어오던 민통선 마을의 음식점 5곳과 특산물판매장도 이날 문을 닫았다. 이완배 통일촌 이장은 “민통선 안까지 뚫리면 군인들 안전 등 큰 문제가 발생하므로 상황이 빨리 끝날 수 있도록 주민들이 협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디엠제트 관광에 기대어 사는 지역 상권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만원 이상 상품을 산 손님을 대상으로 디엠제트 땅굴 관광 셔틀버스를 무료로 운영해 인기를 끌어온 문산자유시장은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규숙 문산자유시장 사무장은 “매출이 70% 이상 줄어 임대료를 못 내거나 문을 닫은 상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새달 14일로 예정됐던 ‘임진각 평화 곤돌라’ 개장도 4월로 연기됐다. 파주시가 327억원을 들여 설치한 임진각 곤돌라는 2018년 10월 착공한 뒤 최근 공사를 마치고 시험가동 중이다. 곤돌라는 임진강 남쪽인 임진각 관광지와 강 북쪽 반환 미군기지인 캠프 그리브스 사이를 잇는 길이 850m에 캐빈 26대를 운행할 예정이다.
농민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민통선 안을 드나들며 농사를 짓는 인근 주민의 출입이 이날부터 통제됐기 때문이다. 육군 1사단과 파주시, 민통선 3개 마을(통일촌, 대성동마을, 해마루촌) 이장들은 지난 24일 장단출장소에서 민관군 회의를 열어 장병과 주민의 안전을 위해 새달 8일까지 민통선 영농인의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다.
군과 민통선 마을 주민들은 양봉과 과일·인삼 재배 농민 등 농사일이 시급한 최소한의 영농인만 출입을 허용하되, 통일대교 남단에 열감지카메라를 설치해 고열·기침 등 증상이 없을 경우에만 출입시키기로 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디엠제트 관광 재개를 위해 방역대책을 세우고 백방으로 노력해왔는데 안타깝다.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될 수 있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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