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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도 병원·대형교회 등 ‘군집생활 시설’ 중심 코로나19 확산

등록 2020-02-27 16:29수정 2020-02-28 02:44

“‘군집생활’ 병원·교회서 확산…사람들간 접촉 줄여야”
26일 서울 은평성모병원 입구에 내원객 출입을 제한하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26일 서울 은평성모병원 입구에 내원객 출입을 제한하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세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서울에서 병원, 교회 등 ‘군집활동’이 잦은 시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서울시는 추가 확산을 막고자 해당 시설을 폐쇄하고 밀접 접촉자를 파악해 감염여부를 조사 중이다.

27일 서울 은평구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서울 은평성모병원과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12명이다. 이들은 각각 병원 전직 이송요원(1명), 환자(4명), 환자 가족(4명), 간병인(1명), 환자의 요양보호사(1명), 방문자(1명) 등이다. 지난 6∼14일 이 병원에 입원한 ㄱ(84)씨는 퇴원 뒤인 지난 20일부터 콧물 등 이상 증세를 느꼈다. ㄱ씨의 남편 ㄴ(86)씨도 지난 23일부터 오한, 인후통,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ㄱ씨를 간호한 며느리 ㄷ씨(48)도 25일부터 증상이 시작됐다. 매일 이들의 집을 방문했던 ㄴ씨의 요양보호사 ㄹ(67)씨 등도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은평성모병원에서 일한 전 이송요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 안 감염이 이어지자 은평성모병원은 지난 22일부터 응급실과 외래진료를 잠정 폐쇄했다.

초대형교회 가운데 하나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는 부목사가 14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을 다녀온 뒤 25일 확진자로 판정됐다. 부목사 지인인 선교사의 딸 한 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강동구는 27일 부목사와 1차 밀접 접촉자로 확인된 215명에 대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해 142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73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명성교회는 25일 폐쇄조치가 내려졌다.

또 다른 초대형 교회인 강남구 소망교회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소망교회 신도이자 경기도 안양시민인 확진자 ㅂ씨는 지난해 7월 홍콩으로 출국했다가 올해 1월22일 귀국했다. 18일에는 대구출장을 다녀온 회사 동료와 업무차 만났다. 회사 동료도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ㅂ씨가 마지막으로 소망교회를 방문한 날은 대구출장 이틀 전인 지난달 16일이었다. 소망교회는 ㅂ씨로 인한 교인들의 감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ㅂ씨와 함께 활동했던 성가대원들은 강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다. 서울시는 소망교회 폐쇄조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추가 감염을 대비해 강남 소재 대형교회에 가급적 예배를 자제해달라 요청해뒀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의 새 변수로 군집생활을 하는 병원이나 교회를 주목하고 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군집생활을 하는 병원이나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커진다면 이 또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이들 시설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을 최대한 빨리 확인해 검사받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관 동국대 교수(예방의학)는 “교회는 사람들의 밀도가 높고, 병원은 사람 간 접촉이 많다. 모두 감염 확률이 높은 곳”이라며 “이미 전국에 감염원들이 흩어져 있다보니 예전처럼 접촉차를 찾기보다 사람들간의 접촉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라고 했다.

이정규 채윤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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