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전국 교구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음달 초·중순까지 모든 미사를 중단하기로 한데 이어, 경기 고양지역 개신교회들도 예배 중단에 동참하고 나섰다.
28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거룩한빛광성교회와 일산벧엘교회, 순복음원당교회 등 고양지역의 대형 교회들은 이번 주부터 모든 예배를 중단하고 유튜브나 인터넷 중계 등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거룩한빛광성교회는 지난 23일 교회지침을 내어, 24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교회와 교회시설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대신 인터넷 중계로 가정에서 예배를 진행하기로 했다. 벧엘교회 박광석 목사도 26일 안내문을 내어 “이번주 예배와 모든 모임을 잠정 중단한다. 전화로 심방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기도할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순복음원당교회도 28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모든 예배를 유튜브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준 고양시장은 지난 26일 거룩한빛광성교회와 벧엘교회, 순복음영산교회, 능곡교회 등을 방문해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 방지와 조기종식을 위한 종교행사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개별 교회별로 예배와 행사 취소 여부를 결정하는 개신교와는 달리, 천주교와 조계종 등 불교계, 원불교 등은 교계 차원에서 미사와 법회, 행사 취소를 전격 결정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종교계가 적극 동참하는 모양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24일 전국 사찰에 긴급지침을 내려 모든 법회와 성지순례, 교육 등을 전면 취소했다. 원불교도 다음달 8일까지 법회와 기도를 중단하고, 훈련이나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원불교가 법회를 중단한 것은 1916년 창립 이래 104년 만에 처음이다.
고양·파주·의정부·남양주 등 경기북부지역을 관할하는 천주교 의정부교구도 지난 25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모든 교구의 미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재준 경기 고양시장(오른쪽)이 지난 26일 고양지역의 한 교회를 방문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종교행사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고양시 제공
한편, 정부는 이번 주말과 다음 주말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종교계의 협조를 호소하고 나섰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호소문을 내어 “코로나19 확산과 장기화의 중대한 고비는 이번 주말과 다음 주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집단 감염과 사태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당분간 종교집회를 자제해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