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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중동포 가장 많은 안산, 코로나 확진 ‘0명’ 이유 있네

등록 2020-03-03 05:00수정 2020-03-03 14:17

65만 안산 14%는 105개국 출신
외국인 풀뿌리 주민 조직·공무원
중국 방문 자제·방역 선제적 대응
저소득층엔 마스크 153만장 배포
중국인 입국 금지 요구 목소리엔
“국적보다 발생지 중심 대처를”
2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보건소 모습. 홍용덕 기자
2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보건소 모습. 홍용덕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보수언론과 야당을 중심으로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정작 중국인을 포함해 9만명에 가까운 외국인이 모여 사는 경기도 안산시에서는 확진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안산시의 말을 종합하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안산 지역의 확진자는 0명이다. 이날 찾은 안산시 상록수보건소 선별진료소도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보건소 주변 한 식당 주인은 “재중동포가 주방 종업원이다. 솔직히 지난달 초만 해도 이 지역에 중국인을 포함해 외국인이 많아서 조금 걱정되긴 했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지역은 몰라도 여기에선 ‘중국인 입국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안산시 외국인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5개국 8만7696명이다. 안산 인구 65만918명의 14%다. 이 가운데 중국인과 재중동포는 전체 외국인의 66.6%인 5만8천여명으로 전국 기초지방정부 가운데 가장 많다.

안산시가 외국인주민협의회 회원들과 함께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원곡동에서 코로나19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안산시 제공
안산시가 외국인주민협의회 회원들과 함께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원곡동에서 코로나19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안산시 제공
이처럼 외국인이 많은 지역인데도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배경으로는 지방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꼽힌다. 안산시는 지난 설을 앞뒤로 코로나19의 유입에 대해 경계해왔다. 2월 중순부터 전체 공무원 2천여명을 투입해 지하철역사와 다중이용시설 등의 방역에 나섰고, 한국어와 중국어가 나란히 적힌 펼침막 100여장을 시 전역에 설치하는 한편, 길거리에서 방송하며 감염병 예방 수칙을 알려왔다. 김태균 안산시 외국인주민정책과장은 “10여개 나라 언어로 주민협의회 등을 통해 에스엔에스(SNS)로 중국 방문 자제를 요청하고 감염병 예방 등을 안내한 것도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안산에는 11개 나라 19명으로 꾸려진 외국인주민협의회 등 외국인들의 풀뿌리 주민협의체 3개가 있다.

선별진료 의료기관인 상록수·단원구 보건소 이외에 고대안산병원 등 7곳에 중국어 의료 통역요원을 고정 배치해 상담과 역학조사에 대비하고, 저소득층에 마스크 153만여장을 미리 나눠주기도 했다. 반월·시화공단을 끼고 있는 자족도시라는 특성 때문에 이곳 시민들이 다른 지역과 접촉 범위가 넓지 않았다는 점도 또 하나의 배경으로 볼 수 있다는 풀이도 나온다.

고비도 있었다. 지난달 25일에는 이웃 도시인 안양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안산 선부동 시가를 찾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때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높아졌지만, 다행히 감염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런 이유에서 특정 국적의 외국인 입국 금지는 실효성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산상록수보건소장인 박건희 예방의학전문의는 “국적 중심이 아니라 발생지를 중심으로 한 방역 강화 등으로 대처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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