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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 공천 뚜껑 열어보니…여야 ‘외지 전문가’로 대거 물갈이

등록 2020-03-03 16:39수정 2020-03-03 16:49

오랜 기간 준비해온 예비후보·지지자 반발
공정경선 촉구…일부는 “무소속 출마 불사”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남양주병 당원들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낙하산 공천 반대, 공정경선 실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독자 제공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남양주병 당원들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낙하산 공천 반대, 공정경선 실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독자 제공

4·15총선에 나설 각 당의 후보자들이 잇따라 확정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고양·의정부·남양주 등 경기북부지역에 외부 전문가들을 대거 전략공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랫동안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해온 예비후보와 당원, 지지자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3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은 고양지역 선거구에 정치 신인인 한준호 전 <문화방송>(MBC) 아나운서(고양을), 홍정민 변호사(고양병),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고양정)을 각각 전략공천했다. 고양지역은 교육부총리와 국토교통부 장관을 겸임하는 유은혜(고양병)·김현미(고양정)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데 이어 현역인 정재호(고양을) 의원마저 컷오프돼 무주공산 상태다. 정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되자 “의정활동 중 얻은 질병과 장애를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됐다”며 “장애인에 대한 다른 차별로, 부끄러운 일이고 민주당 60년 역사의 오점이 될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남양주와 의정부에서도 전략공천과 지역 정치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남양주병에 조국 전 법무장관 시절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김용민 변호사를 전략공천하자, 당원과 지지자들이 전략공천 무효와 공정경선 실시를 촉구하고 나섰다. 당원과 시민 20여명은 지난 2일 중앙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어 “김 변호사가 기존의 예비후보들과 경선에 임하지 않으면 시민공천의 이름으로 지지하는 예비후보에게 무소속 출마 권유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부터 중앙당사 앞에서 1인시위를 벌여온 최현덕 예비후보는 “당은 선거 1년 전부터 공언했던 시스템 공천과 공정경선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당이 정한 엄격한 공모 절차를 밟아온 3명의 예비후보를 무시하고 입당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특정인을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내려보낸 것은 당원과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소방관 출신 오영환씨를 전략공천한 의정부갑 지역도 당직자 400여명이 집단 사퇴하는 등 발발하고 있다. 의정부갑 당직자들은 2일 의정부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은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지역과 연고가 없는 생면부지의 영입 인사를 전략공천하는 폭거를 자행했다. 지역위원장을 비롯한 핵심 당직자는 모든 당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동환 미래통합당 고양시병 예비후보가 2일 경의중앙선 역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동환 예비후보 제공
이동환 미래통합당 고양시병 예비후보가 2일 경의중앙선 역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동환 예비후보 제공

미래통합당도 전략공천에 따른 예비후보와 당원,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고양을에 오랜 기간 터를 닦아온 김태원 예비후보 등을 배제하고 함경우 전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사무처장을 전략공천하자 당원들이 집단 탈당 등을 경고하며 당에 재심의를 요구했다.

고양을 예비후보와 당원들은 지난 2일 고양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 활동은 물론 지역연고가 전혀 없는 특정 후보의 낙하산 공천은 특정 권력세력의 나눠먹기식 밀실 야합 공천으로 결코 승복할 수 없다”며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심의를 요구했다. 고양병도 국민의 당 출신인 김삼화 의원(비례대표)과 김영환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추가 공모를 통해 공천 신청을 하자 이동환 예비후보와 당원, 시민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또 남양주을을 45살 미만 공천신청자들이 경쟁하도록 한 이른바 ‘에프엠(FM·Future Maker·미래창조자) 출마 지역구'에 포함하자 이석우 예비후보 쪽이 반발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남양주을 지역위원회는 2일 성명을 내어 “더불어민주당 텃밭이었던 남양주을에 이번에는 확실한 승산이 있는 3선 남양주시장 출신 이석우 예비후보를 공천해야 이길 수 있다”며 “퓨처 메이커 지역에 포함한 남양주을을 경선지역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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