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7일까지도 지역구 130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례대표는 20석으로 예상했다. 결과는 굉장히 참혹했다.”
미래통합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여연)의 이종인 수석연구위원은 총선 일주일 전까지도 과반 의석을 예측했다며 당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총선 패배 원인과 대책은’ 토론회에서였다. 이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 △공천관리위원회 잡음 △공천 파동 등을 패배 요인으로 진단하며, 특히 막판 판세 분석에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총선이 임박하면서 거세진 ‘야당 심판론’을 미처 감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외부자인 김형준 명지대 교수(인문교양학부)는 시대정신과의 괴리를 패배 원인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국정농단에 대해 단 한번도 사과한 적이 없다. 이런 모습은 시대정신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황교안 전 대표의 취약한 리더십, 김대호(서울 관악갑)·차명진(경기 부천병) 전 후보의 막말 논란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봤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낙선자들도 쓴소리를 냈다. 김소연 전 후보(대전 유성을)는 “후보들은 각개전투하도록 내보내고 공천을 마지막까지 혼란스럽게 했던 지도부만 반성하면 된다. 왜 후보들이 강요된 반성을 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상일 전 후보(경기 용인병)도 “당의 정세 분석 기능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는 통합당이 총선 패인 분석을 위해 개최한 네번째 행사였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서는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중의 인식에 발맞추지 못하는 장면도 노출됐다.
이종인 수석연구위원은 “개인적으로 대체 김대호 후보가 무슨 막말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상대 진영의 막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는 상대적으로 막말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의 발언에 토론회장이 잠시 술렁였다. 자리에 참석한 김대호 후보는 이 발언을 듣고 미소를 짓더니 다시 자료집으로 눈을 돌렸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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