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경기 성남시 양지동 은혜의강 교회 앞에 16일 오전 취재진이 몰려 있다. 성남/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강’ 교회에서 4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경기도 내 중·소규모 교회 3곳의 확진자가 71명으로 늘면서 경기도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의 예배 자제 약속과 경기도의 행정지도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경기도의 말을 종합하면 성남시 수정구 양지동 ‘은혜의강’ 교회에서 성남시 거주자 33명을 포함해 모두 4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로써 지난 9일 은혜의강 교회 내 첫 번째 확진자(87년생 남성 광진구 관리 확진자) 발생 이후 이 교회 확진자는 모두 46명으로 늘었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 관련 확진자 124명(15일 0시 기준)에 이어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으로는 2번째로 많은 규모다.
경기도에서 교회를 중심으로 한 확진자 발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13일부터 서울 구로 보험사 콜센터 직원이 다녀간 경기 부천시 생명수교회에서 확진자가 15명이 나왔고 지난 3일 수원시 생명샘교회에서는 1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이들 3개 교회의 확진자 수는 모두 71명에 이른다. 경기도가 16일 0시 기준으로 발표한 경기도 내 확진자 230명 중 이들 3개 교회에서만 발생자 수가 30%에 이른다. 이들 교회 내 집단감염은 정부와 경기도 등 행정 당국의 집회 자제 요청에도 예배를 강행한 가운데 이뤄졌다. 성남 은혜의강 교회와 부천 생명수교회는 지난 8일, 수원 생명샘교회는 지난달 26일 교회 예배에 참석한 확진자를 통해 집단감염으로 퍼졌다.
경기도 성남 양지동 은혜의 강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하며 신도들의 추가 감염과 함께 지역사회로의 전파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16일 오후 인근 교회에 온라인 예배 안내문이 걸려 있다. 성남/이정아 기자
특히 지난 8일의 경우 정부와 경기도가 종교단체의 예배 등 집회 자제를 요청한 상황이었다. 또 지난 11일 김수읍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등 교회 관계자 10명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만나 집회 자제를 약속했다. 경기도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감염예방조치가 없이 종교행사를 할 경우 교회 집회 제한 명령을 발동하겠다고 했지만, 잇따른 교회 내 확진으로 무색해졌다. 경기도 조사 결과를 보면, 도내 6578개 교회 가운데 2635개(40%) 교회가 15일 예배를 진행했다.
좁은 실내 공간에서 이뤄지는 종교 모임의 물리적 환경과 예방 수칙을 소홀히 한 일부 신도가 집단감염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14, 15일 100명의 공무원을 중소형 교회 225곳에 보내 현장을 점검했는데 아쉽게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가 하면 2m 거리 두기 등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지 않은 신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내 교회의 무더기 감염이 알려지자 분통을 터트리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얼마나 조심하고 두문불출하는데 교회들은 뭐 하는 것인가”, “(정부와 행정당국에서)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예배를 진행하더니…”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용덕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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