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비례대표 후보인 이수진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국회에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과 더불어시민당 입당 관련 회의를 한 뒤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에서 유일하게 노동 분야를 대표해 비례대표 후보로 총선에 나서는 이수진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세브란스병원 정규직 노조위원장일 당시, 사쪽의 비정규직 노조 파괴 행위를 방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전 최고위원은 현재 당적을 옮겨 민주당이 주도하는 총선용 비례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13번으로 결정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서경지부)는 24일 보도자료를 내어 “이 전 최고위원이 2016년 세브란스병원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노조를 파괴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노동 분야를 대표하는 국회의원 후보로는 부적격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과 청소 하청업체 태가비엠이 민주노총 소속 노조를 와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의혹은 이 노조가 출범한 2016년 6월부터 제기돼 왔다. 병원이 조합원들에게 민주노총을 탈퇴할 것을 협박·회유하거나 병원 보안요원이 민주노총 활동가와 조합원을 미행·감시했다는 등의 논란이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부당노동행위) 혐의로 태가비엠을 조사해, 지난해 11월 서울서부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서경지부는 노조 파괴 논란이 불거진 2016년 당시 세브란스병원 정규직 노조인 한국노총 연세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 위원장이었던 이 전 최고위원이 같은 사업장 내 비정규직 노동운동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기는커녕 노조 파괴를 방조했다고 주장한다. 서경지부 관계자는 “이 전 최고위원은 ‘민주노총은 자기 세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들어온 것’이라며 당시 비정규직 노조 결성을 민주노총에 대한 적대감으로 해석한 인물”이라며 “2016년 10월 청소노동자들이 신촌 세브란스병원 앞 인도와 본관 로비에서 점심시간마다 노조파괴행위 항의시위를 벌일 때, 연대는커녕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과,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에게 연락해 항의한 장본인이다. 비정규직 노조 결성에 훼방을 놓은 인물이 노동자 대표로 국회의원이 되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 전 최고위원에게 수차례 전화를 시도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 입장을 물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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