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4월 1일부터 서울지하철 1∼9호선과 우이신설선을 밤 12시까지만 운행하기로 했다.
시는 지하철 운행이 끝난 뒤 방역업무를 해온 종사자의 휴식을 보장하고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하철 운영기관은 코로나19 방역업무로 줄어들었던 지하철 안전관리 업무시간을 늘릴 수 있게 됐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자 방역종사자들의 피로가 쌓여 방역품질을 지키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방역업무 외에도 시설물 유지보수, 노후시설 개선 등 안전관리 업무시간도 확보하려고 열차 운행시간을 줄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는 코로나19 확산추이를 지켜보며 ‘밤 12시 이후 지하철 운행재개’ 시기를 검토할 예정이다.
코로나19가 심각단계로 격상된 뒤 지하철 운영기관의 방역 업무량은 2배에서 최대 14배까지 늘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1시간가량 분무소독이 이뤄지는 열차객실 방역 업무는 평시에 견줘 13.9배 늘었다. 열차객실 소독은 월2회 28개 열차에 진행되다가 코로나19 심각단계 뒤 열차 입고 때마다 389개 열차에서 이뤄지도록 바뀌었다. 승강장과 대합실에 월1회 40분씩 시행되던 방역작업도 코로나19 심각단계가 되자 주2회로 늘어났다.
이번 조처로 공기질 개선, 레일교체, 5지(G)이동통신 설치 등 서울 전역 지하철에서 진행되던 공사도 가속도가 붙게 됐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조사결과 밤 12시 이후에 지하철 한 칸당 탄 승객은 평균 6.4명이었고, 승차한 역들을 보면 대부분 유흥이나 오락을 즐긴 승객들로 추정된다. 지하철 운행시간을 줄여 2시간밖에 할 수 없었던 야간 작업시간을 늘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운행종료 시각은 밤 12시이지만 막차 시간은 노선과 역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바뀐 시간표는 지하철 운영기관 누리집과 지하철 역사 등에 공지된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시간은 역마다 다르겠지만 기존 막차시간보다 평균 1시간씩 당겨진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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