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병원 전체 폐쇄 이후에도 확진자가 잇따르자 방역당국은 애초 5일까지 예정됐던 병원 폐쇄 조처를 1주일 가량 연장하기로 했다.
의정부성모병원 관계자는 5일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 병원 전체가 클린존이 될 때까지 약 1주일간 소독작업을 계속 진행한 뒤 정상 개원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의정부성모병원과 의정부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퇴원한 환자 2명이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이 병원 퇴원자 중 확진 판정자는 모두 9명으로 늘었다.
경기 동두천시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ㄱ씨가 이날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ㄱ씨는 지난달 10일부터 20일까지 의정부성모병원에 입원해 코로나 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8층 병동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3일 오후에 검사를 받아 이날 확진 판정이 나왔다.
의정부시 민락동 거주 81살 여성 ㄴ씨도 이날 오전 9시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ㄴ씨는 지난달 13일 이 병원에 입원해 집중치료실을 거쳐 18일 8층 병동으로 옮겨졌다. 이후 23일 퇴원했고 자택에서 머물다 지난 4일 검사를 받았다. 밀접 접촉자는 가족 3명과 간병인 1명 등 4명이다. 이 가운데 강원 양양에 거주하면서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일하는 60대 여성 간병인은 지난 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이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지난달 21일 퇴원한 경기도 포천 거주 50대 중증장애인은 지난 3일 확진된 뒤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고양 명지병원으로 옮겼으나 4일 숨졌다. 방역 당국은 접촉자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며 심층 역학 조사를 하고 있다.
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과 환자 가운데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2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의정부성모병원에서 근무하는 30대 의사와 20대 간호사 등은 4일 2차 검사에서 확진됐다. 이들은 밤새 이상 증세를 느껴 출근하자마자 진단 검사를 받고 4일 오후 확진됐다.
8동 병동에 입원했던 양주 거주 73살 남성 환자도 지난달 31일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고 지난 3일 2차 검사를 받은 뒤 양성으로 나왔다. 보건당국은 이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130여명을 인근 6개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2차 진단 검사를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전면 폐쇄된 경기 의정부시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지난 1일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검진 조사를 하고 있다. 의정부/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이로써 의정부성모병원 내 감염자는 총 18명으로 늘었다. 의정부성모병원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병원 의료진·직원, 협력업체 직원, 환자, 간병인 등 2700여명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20명은 검사하지 못했다. 그 결과 지난 3일까지 총 15명이 확진됐으나 2차 검사 결과 3명이 추가됐다.
현재까지 확진자는 환자 8명, 간병인 4명, 의사 1명, 간호사 3명, 미화원 2명 등이다. 환자 1명은 확진 판정 후 약 4시간 만에 숨졌다. 퇴원한 환자, 보호자, 2차 감염자 등을 포함하면 이 병원 관련 확진자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총 44명에 달한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