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일했던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을 지나가던 시민들이 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강남구 대형 유흥업소 여직원과 접촉한 100여명에 대해 방역당국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시는 집단감염의 우려가 커진 룸살롱, 클럽, 콜라텍 등 유흥업소 422곳에 대해 19일까지 ‘영업금지 명령’을 내렸다. 접촉자 중 검체 조사 결과가 나온 18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8일 서울시와 강남구청 조사 결과, 코로나19 확진자 ㄱ(36)씨는 지난달 27일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역삼동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업소 직원과 손님 116명과 접촉했다. 대다수는 동료 직원들이었다. ㄱ씨가 일할 당시 업소에는 50여명의 손님이 있었으나 ‘룸’에 각각 흩어져 있어 동선이 겹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ㄱ씨는 일본에 다녀온 36살 남성 연예인(1일 확진)과 지난달 26일 접촉한 뒤 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ㄱ씨의 룸메이트(32)도 6일 양성 판정이 나왔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ㄱ씨의 근무 당일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확인하는 등의 합동 조사를 벌여 접촉자를 파악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접촉자들이 다양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각자 구에 신원과 정보를 통보했다. 8~9일 중에 (접촉자들의) 검체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현재까지 조사를 받은 접촉자 18명은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서울시와 강남구는 새로운 확진자와 추가 접촉자들이 나올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집단감염 우려가 커진 룸살롱, 클럽, 콜라텍 같은 시내 유흥업소 422곳에 대해 19일까지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박 시장은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그동안 시내 유흥업소 2146곳에 대해 현장 점검과 일시 휴업을 권고한 결과 80% 업소가 이미 휴폐업했고 422개 업소만 영업 중”이라며 “문제는 이곳에서 밀접접촉이 이뤄질 수밖에 없고 7대 방역수칙 지키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라며 행정명령 배경을 설명했다. 지자체는 필수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는 시설 등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제2호에 따라 영업금지(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서울시는 이후 구청 및 경찰 등과 집중 단속을 벌여 행정명령을 어긴 유흥업소들을 고발할 방침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강도 높은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문을 연 일부 유흥업소에는 사람들이 몰려든다”며 “밀폐 공간에서 서로가 부딪치는 클럽은 집단감염의 우려가 큰 장소”라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예고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 기준 서울시 코로나19 확진자수는 592명, 사망자는 2명이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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