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1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한 공원에서 경찰이 지표투과레이더 등 장비를 연쇄살인 피의자 이춘재씨가 살해했다고 자백한 ‘화성 실종 초등생’ 유골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최악의 장기 미제사건으로 기록된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에 대해 경찰이 백서 제작에 나선다. 수사상황과 기법, 경찰의 과오까지 낱낱이 기록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986년 사건 발생부터 현재까지 경찰의 수사상황과 기법, 동원 인력 등을 비롯해 과거 수사의 문제점 등을 담은 백서 제작에 들어갔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일반적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하지만, 이춘재 사건처럼 예외적으로 백서를 만들어 기록화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연쇄살인범 유영철과 정남규, 강호순 사건과 2007년 12월 일어난 안양 초등학생 살해 사건 등이 백서로 제작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큰 미제사건을 기록으로 남기는 게 이번 백서 제작의 목표”라며 “사건이 진행된 기간이 긴 만큼 기록이 많아서 백서분량은 방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여름 전까지 완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 재수사는 다음 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이춘재 사건 증거물에서 새롭게 확보한 디엔에이(DNA)로 이춘재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본격적으로 이 사건을 재수사해왔다.
이춘재는 군대에서 전역한 1986년 1월부터 처제를 살해해 검거된 1994년 1월까지 경기도 화성과 충북 청주 등지에서 모두 15명을 살해하고 30여건의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처제 살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지만, 나머지 범죄들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완료돼 검찰에 넘겨지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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