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간호사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0일 병원 야외주차장 옥상에 차려진 검사소에서 의료진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 등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 최초 전파자와 감염원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확진 간호사와 함께 강남역 술집과 노래방을 방문한 지인 한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확인돼 감염원을 밝힐 실마리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시와 강남구 발표를 종합하면, 삼성서울병원 네 번째 확진 간호사(30)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서산 거주 여성 ㄱ(27)씨가 20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확진 간호사를 포함한 친구 5명과 함께 지난 9일 밤 8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강남역 인근 술집에서 식사한 뒤 노래방에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는 함께 술을 마신 간호사가 19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무증상 상태(약간의 미열)에서 검체 조사를 받았고, 20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네 번째 확진 간호사는 삼성서울병원 1번째 확진 간호사가 18일 양성 판정을 받은 뒤 무증상인 상황에서 조사를 받아 19일 확진을 받았다.
네 번째 확진 간호사가 서산 확진자 등과 강남역 술집을 방문했을 때인 9일 오후는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본격화돼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내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시점이다. 이태원 클럽과 술집에 몰렸던 젊은이들이 집단감염 여파로 강남역 인근에 몰려들어 또다른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때였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확산한 뒤인 이달 초 서울의 한 유흥시설에 방역지침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확진 간호사 4명이 이태원 클럽 일대를 방문하지 않았고, 특징적이 다중이용시설 등의 동선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네번째 확진자와 서산 확진자가 방문한 강남역 일대에서 조용한 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강남역 등 외부에서 감염돼 병원 내에 전파됐거나, 수술 환자를 통해 의료진이 감염됐을 가능성 모두를 열어두고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 내에서는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장소가 병원인 점을 고려해 접촉범위를 넓혀 총 1207명에 대한 검사를 실시, 현재까지 641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밀접접촉자 124명은 자가격리 중이다.
이날 서울에서는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4명 더 늘었다.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확진자는 총 197명이고, 지역별로는 서울 101명, 경기 41명, 인천 35명 등 대부분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서울시는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당시 문제가 됐던 ‘조용한 전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시내 유흥시설 영업금지 명령에 대한 집중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거짓 진술로 물의를 빚은 인천 학원강사와 관련된 확진자는 이날 5명이 더 추가돼 현재 누적 확진자는 30명으로 늘었다.
지난 주말 예배에 참여한 서울 양천구 은혜교회 전도사 1명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예배 당시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쓰는 등 방역수칙을 지킨 것으로 파악됐다.
옥기원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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