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한 경기도 김포시 노래방에서 ‘지표환자’(처음 발견된 환자)의 접촉자 상당수가 특정되지 않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김포시는 지난 18일부터 관내 모든 노래방(코인노래방 제외)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20일 김포시의 설명을 들어보면, 이날 현재 장기동·마산동·운양동 등 3개 지역 노래방 관련 코로나19 환자는 12명으로 이들 중 ‘지표 환자'는 김포 171번 환자인 ㄱ씨로 추정된다. ㄱ씨는 지난 16일 해당 3개 지역 노래방 관련 첫 환자로 판정됐다.
조사 결과 ㄱ씨는 인천 미추홀구 환자와 접촉한 뒤 지난 3∼14일 해당 3개 지역 노래방 여러 곳을 다녀갔다. 앞서 해당 3개 지역 노래방에는 ㄱ씨가 아닌 ‘ㄱ씨의 접촉자'가 다녀갔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해당 3개 지역 노래방에서 ㄱ씨의 접촉자 상당수가 특정되지 않는 점이다. 김포 관내 모든 노래방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큐아르(QR)코드 인증이나 수기로 방문기록을 남기는 방역 조처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노래방 방문자 중 코로나19 환자가 나오면 신속히 접촉자를 확인할 수 있지만, 방역당국은 ㄱ씨의 접촉자 상당수와 동선 등을 이날 오전 9시 현재까지 밝히지 못하고 있다. ㄱ씨와 같은 날 확진된 김포 168∼170번 환자 3명의 역학조사 결과는 사흘 전인 지난 17일 공개됐다.
해당 3개 지역 노래방에서 방문기록 작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방역체계에 구멍이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잇단 방역조처에도 노래방 관련 감염이 확산하자 주민들은 김포시와 정하영 김포시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주민은 “노래방에서 확진 환자가 연일 나오고 있는데 원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노래연습장 관련 확진 환자가 다수 발생한 이후 접촉자가 모두 파악되지 못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수의 환자가 발생할지 모른다”며 “해당 3개 지역 노래연습장을 다녀온 시민은 코로나19 검사를 꼭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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