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078명을 기록한 16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해외출국선별진료실에서 의료진이 시민에게 검사 안내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16일 0시 기준 전날 서울에서 역대 두번째로 많은 37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서울시가 택배·콜센터·요양시설·종교시설·식당 종사자 등 고위험집단 종사자 전수 검사 계획을 밝혔다. 또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강서구 성석교회가 신도를 불러모아 부흥회를 개최한 사실을 파악해, 고발과 손해배상소송에 나설 방침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이달 2일부터 서울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하루도 빠짐없이 200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오늘도 400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나왔다”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감염 행렬이 계속되고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택배 등 유통물류업, 콜센터, 봉제사업장, 종교시설, 음식업 종사자와 같이 3밀(밀폐, 밀접, 밀집) 환경에 노출된 고위험집단과 한명이라도 감염되면 치명도가 높아지는 요양시설 및 긴급돌봄 종사자, 그리고 지하철·버스·택시 등 대중교통 운전자 등 필수노동자들에 대해선 전수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코로나19 진담 검사의 검사수도 현재 일일 1만건 수준을 앞으로 일일 3만7천건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모든 보건소 선별진료소 운영시간을 평일은 오후 9시, 주말은 오후 6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서 대행은 또 “시민들의 고통과 희생을 저버린 채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대규모 집단감염을 발생시킨 성석교회 등 사례에 대해서는 고발 및 손해배상청구 등 엄정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역학조사를 통해 성석교회가 지난 10월 중순부터 이달 3일까지 주 4일씩 7주간 부흥회를 진행하는 등 방역지침을 위반한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시는 춥고 건조한 날씨로 코로나19 바이러스 활동이 활성화 된데다, 발견과 추적이 어려운 무증상 확진자 비율이 늘어난 것을 감염 확산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12월 6∼12일) 무증상 확진자 비율은 31%에 달했다. 또 지난주 치사율이 높은 60세 이상 확진자 비중도 30%를 넘어섰다. 이에 중증환자 전담치료 병상 78개 중 77개가 사용 중인 상태고,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도 85.7%에 달했다.
서 대행은 “교회 수양관, 방학을 앞둔 대학의 기숙사를 활용해 생활치료센터를 확대하고, 자치구 생활치료센터도 1901병상까지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는 협의를 통해 소망교회 수양관 내 280개 병상을 설치해 17일 오후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또 서울시립대 기숙사로 520개 병상을 확보했고, 서울시내 8개 대학과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그는 “지난 3월부터 꾸준히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계시지만 부족한 의료인력 지원을 위해선 시민들의 폭넓은 협조와 참여가 절실하다”며 “은퇴, 휴직으로 봉사가 가능한 분들이 계신다면 다시 한번 현장으로 복귀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 대행은 “우리에겐 이제 사실상 도시가 봉쇄되는 3단계밖에 선택지가 남지 않았다”며 “이미 3단계 격상 상황을 상정한 준비에 착수했고 3단계 격상에 플러스알파를 더한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3단계 격상은 마지막 보루다. 강제로 멈춰야 하는 3단계의 시간이 오기 전에 시민들 스스로 ‘자발적 3단계 거리 두기’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