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딸의 호흡을 막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어머니(44·여)가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8살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40대 여성이 구속됐다.
윤소희 인천지법 영장전담판사는 17일 백아무개(44·여)씨의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백씨는 지난 8일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주택에서 딸 ㄱ(8)양의 호흡을 막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주일간 딸의 주검을 해당 주택에 방치했다가 지난 15일 “아이가 죽었다”며 119에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출동 당시 집 안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 백씨와 숨진 ㄱ양을 발견했다. 백씨는 발견 당시 화장실 바닥에 이불과 옷가지를 모아놓고 불을 지르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를 흡입한 백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며, 전날 퇴원과 동시에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백씨는 매달 생계비를 지원받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특정한 직업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씨는 남편과 이혼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혼 관계인 ㄱ양의 친부와 수년간 동거하다가 최근 이별하면서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양은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가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백씨는 경찰에서 “법적 문제로 딸의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다”며 “생활고를 겪게 되면서 처지를 비관해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ㄱ양 주검의 부검을 의뢰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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