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에 이어 10일에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 괴안동 승리제단 건물 전경. 연합뉴스
지표 환자의 때늦은 검사가 집단 감염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경기도 부천 종교시설과 보습학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43명 더 나왔다.
부천시는 괴안동 영생교 승리제단 시설과 관련해 39명, 오정동 오정능력보습학원과 관련해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9일 이 두 곳에서 발생한 확진자 53명을 포함하면 누적 확진자는 96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확진자들의 연령대는 40대 3명, 50대 12명, 60대 8명, 70대 4명, 80대 7명, 90대 5명으로 조사됐다. 방역 당국은 승리제단 신도 139명 중 전날 확진된 20명을 제외한 119명을 전수 조사해 추가 확진자들을 찾아냈다.
나머지 신도 80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코로나19 잠복기(2주)로 추후 확진될 가능성이 있어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또 이날 추가된 보습학원 관련 확진자는 4명으로 1명은 원생이며 나머지 3명은 원생 가족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연령대는 10대 미만 1명, 10대 1명, 40대 1명, 50대 1명이다. 이들은 보습학원 원생, 강사, 직원 134명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에서 감염이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보습학원 확진자 2∼3명이 다른 학원 4곳을 다녀간 사실을 파악하고 감염 확산을 우려해 이들 학원 원생과 강사 233명을 검사했지만, 다행히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감염된 원생 일부가 오정동 한 중학교 축구장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돼 방역 당국이 접촉자 등을 확인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9일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기숙생활을 하는 이 종교시설에서 학원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승리제단과 학원은 같은 확진자가 다녀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역학조사 결과, 가장 먼저 증상이 나타난 확진자는 지난 3일 증상이 발현돼 8일 확진된 오정능력보습학원 강사로 방역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이 종교시설은 2개 건물로 구성돼 있으며, 성전·남자기숙사가 있는 본관과 의류제조시설·여자기숙사가 있는 별관으로 나뉘어 있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건물 2곳에서 모두 확진자가 나왔다. 시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해당 종교시설에 즉각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한편, 상황이 악화하자 승리제단은 10일 홈페이지 공지란에 “본 제단 기숙사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심려를 끼치게 된 점 대단히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다. 방역 당국의 조처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이른 시일 내 바이러스가 확산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글을 올렸지만, 비난이 커지고 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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