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밤 10시30분께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술을 마시던 시민들이 청계천 관리 직원이 다가오자 황급히 맥주캔을 들고 자리를 뜨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쿠팡·마켓컬리 등의 물류센터와 콜센터에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시범도입하기로 했다. 개당 7천~1만원 남짓으로 알려진 키트 구매 비용은 서울시가 부담한다. 서울시는 27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시내 콜센터와 장지동 복합물류센터 등 고위험시설에서 자가검사키트 도입 시범사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시에서 콜센터와 물류센터에 자가검사키트를 나눠주고 주 2회 검사를 하도록 한 뒤 양성이 나오면, 정확도가 높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게 하는 방식이다. 물류센터의 경우 18개 업체 6천여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애초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뒤 노래방·식당, 학교·종교시설에 자가검사키트를 시범도입하겠다고 했지만, 중앙정부 방역당국과 교육부, 전문가들이 자가검사키트의 낮은 정확도 등을 지적하자 결국 콜센터와 물류센터로 시범도입 대상을 변경했다.
콜센터와 물류센터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자주 발생한 곳이지만,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처럼 유전자증폭 선제검사를 하지 않았다. 박유미 시민건강국장은 “확진자를 선제적으로 발견해 집단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시범사업을 통해 자가검사키트 활용 지침을 만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콜센터와 달리 물류센터는 일용직이 대부분이어서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하기에 적합한 ‘주기적 검사’가 가능한 곳으로 보기 어렵다. 또 시범사업에 쓰이는 자가검사키트 비용은 서울시가 부담하는데, 대상이 되는 쿠팡·마켓컬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고속성장한 유통업체들이라 지원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비판이 없지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가검사키트의 정확도와 관련한 우려 탓에 민간에서 선뜻 사용하는 사례는 적을 것으로 보여, 시에서 비용을 지원해 마중물 구실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26일부터 새달 2일까지를 특별방역관리주간으로 지정함에 따라 다중이용시설 방역수칙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는 대형 백화점과 청계천·한강공원 등 야외의 거리두기 지침 준수를 점검하고 노래방·유흥업소의 변칙영업을 근절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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