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날림 시작 단계의 소나무. 국립수목원 제공
기후변화 영향으로 소나무, 잣나무 등 우리나라 산림의 대표적인 침엽수의 ‘꽃가루 날림’(화분비산) 시기가 10년새 보름가량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소나무, 잣나무, 구상나무, 주목 등 국내 대표적 침엽수 4종의 꽃가루 날림 시작 시기가 2009년 관측 이래 보름 정도(연평균 1.43일) 빨라진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7일 밝혔다.
산림청이 2010년부터 전국 10개 국공립수목원과 함께 국내 산림에서 자라는 침엽수 4종의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초기 3년(2010~2012) 동안에는 5월 중순(11일~16일)에 관측되었으나, 최근 3년 동안에는 5월 초순(1일~5일)에 관측되고 있다.
소나무, 잣나무, 구상나무, 주목 등은 바람에 의해 수정이 이뤄지는 꽃(풍매화)을 피운다. 이 나무들은 봄철 바람을 이용해 수정한다. 송홧가루 등 침엽수의 꽃가루는 인체에 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채기, 콧물 등의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켜 주의가 필요하다.
정수종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꽃가루 날림 시기 변화는 중요한 탄소흡수원인 침엽수의 계절 현상 변화와 생태계 탄소흡수량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총괄한 국립수목원 손성원 박사는 “최근 기후변화로 식물의 개화, 개엽 등 생태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생태계 변화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이 큰 만큼 장기적인 관측 자료 확보와 정교한 예측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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