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온 공공형 계절노동자들이 괴산 불정의 한 농가에서 일손을 돕고 있다. 오윤주 기자
베트남에서 온 공공형 계절노동자들이 잇따라 이탈하자, 보은군이 남아있는 계절노동자 전원을 출국 조처했다.
충북 보은군은 13일 “베트남 계절노동자 전원을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무단이탈에 따라 계약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20일 베트남 하장성에서 공공형 계절노동자 49명과 이들을 관리하는 하장성 공무원 1명 등이 입국했다. 이들은 오는 8월까지 3개월 동안 속리산 알프스 휴양림에서 숙식하며 농가 수요에 따라 일할 계획이었다.
이들은 농가와 고용 계약을 하는 기존 계절노동자와 달리, 남보은농협과 근로계약을 하고 농가 필요에 따라 일용 형태로 일해 ‘공공형 계절노동자’로 불렸다. 날마다 일하지 않지만 농협이 최저 시급 수준의 급여(월 200만원)를 보장하고, 농가는 기존 임금보다 30~50% 싼 일당 8만7000원(도시락 포함)만 농협에 내면 수시로 부를 수 있어 소규모 농가 일손을 더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6명, 지난 3일 3명, 4일 4명, 10일 2명 등 15명이 잇따라 이탈했다. 지난 4일 이탈했던 노동자 1명이 돌아왔지만, 나머지 14명은 복귀하지 않았다.
이에 베트남 하장성에서 공무원 3명이 입국해 보은군과 이들의 관리 등을 논의하다 전원 귀국 조처 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에서 온 노동자 35명 모두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출국했다. 김홍정 보은군 농정과장은 “애초 입국 노동자 20% 이상 이탈하면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는 협의를 하고 노동자들이 들어왔다. 오는 8월 말 필리핀에서 계절노동자 50명이 입국하는데 이때도 같은 규정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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