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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살린 반이와 달이, 청주동물원서 ‘곰생2막’

등록 2023-11-12 19:35수정 2023-11-13 02:32

시민들이 만들어 준 호박 간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 청주동물원 곰. 녹색연합 제공
시민들이 만들어 준 호박 간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 청주동물원 곰. 녹색연합 제공

충북 청주동물원의 ‘반이’, ‘달이’, ‘들이’는 녹색연합이 시민 모금을 통해 사육곰 농장에서 구조한 반달가슴곰이다. 태어난 지 10년이 되는 내년에 도축될 운명이었던 이 곰들은 동물원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녹색연합은 지난 11일 시민 30명과 함께 반이와 달이, 들이가 있는 청주동물원을 찾았다. 곰 사육 금지를 위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녹색연합과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가 공동으로 펼치는 ‘다똑같곰’ 캠페인의 하나로 진행된 행사였다.
녹색연합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지난 11일 청주동물원의 곰사 앞에서 곰들에게 줄 호박 간식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녹색연합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지난 11일 청주동물원의 곰사 앞에서 곰들에게 줄 호박 간식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청주동물원은 2018년 반이와 달이 보호를 시작으로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있다. 2021년 한 사육곰 농장에서 불법 증식으로 태어난 반달가슴곰 두마리가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비쩍 말라 이른바 ‘갈비 사자’로 불린 바람이도 청주동물원으로 이송됐다.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은 “웅담 채취용 사육곰과 열악한 사육 환경에 방치된 사자뿐 아니라 구조됐으나 영구장애 등으로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청주동물원은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야생으로 돌아가기 전 야생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청주동물원에서 한 어린이가 반달가슴곰들에게 줄 호박 간식을 만들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지난 11일 청주동물원에서 한 어린이가 반달가슴곰들에게 줄 호박 간식을 만들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이날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반달가슴곰을 위한 간식을 준비했다. 속을 파낸 호박에 곰들이 좋아하는 견과류와 과일을 넣은 것이다. 야외 방사장에 모인 시민들은 자신들이 만든 간식을 맛있게 먹는 반이·달이·들이 모습에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현재 우리나라에 남은 웅담 채취용 사육곰은 지난 6월 기준 299마리로 추정된다. 환경부는 지난해 1월 사육곰협회, 동물보호단체, 전남 구례군, 충남 서천군과 협약을 맺고 ‘2026년 국내 곰 사육 종식 선언’을 했다. 구례군과 서천군은 사육곰이 여생을 보낼 보호시설(생크추어리)을 만들기로 했다. 이 협약 내용을 법제화하는 ‘야생생물법 개정안’이 지난 5월 발의돼 국회 계류 중이다.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이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이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박은정 녹색연합 활동가는 “사육곰의 잔인한 역사를 끝내기 위해선 법적으로 곰 사육을 금지해야 한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곰 사육 금지를 위한 야생생물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위해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이 만들어 준 호박 간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 청주동물원의 곰들. 녹색연합 제공
시민들이 만들어 준 호박 간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 청주동물원의 곰들. 녹색연합 제공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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