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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 결박’ 유사한데…화성연쇄살인 용의자, 왜 청주서 특정 못했나

등록 2019-09-19 16:02수정 2019-09-19 16:47

청주 처제 주검도 스타킹으로 묶인 채 발견
당시 수사경찰 “청주와 화성 유사점 없었다”
청주 흥덕경찰서. 청주 서부경찰서가 2004년 청주 흥덕구 봉명동 택지개발 지구로 이전하면서 청주 흥덕경찰서로 이름을 바꿨다.
청주 흥덕경찰서. 청주 서부경찰서가 2004년 청주 흥덕구 봉명동 택지개발 지구로 이전하면서 청주 흥덕경찰서로 이름을 바꿨다.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아무개(56)씨가 1994년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강간·살인 사건의 범인이었음에도 경찰이 당시 왜 의심을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씨는 이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부산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이씨가 화성연쇄살인범으로 확인되면, 교도소는 그의 도피처가 된 셈이다.

“청주에서 미리 잡았더라면”이라는 가정과 “왜 청주에서 이씨를 화성연쇄살인범으로 특정하지 못했나”하는 의문이 나온다. 화성 사건과 유사하게 주검이 스타킹에 묶인채 발견됐는데도 수사과정에서 눈여겨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이씨를 구속했던 청주서부경찰서 형사들은 화성 연쇄 살인과 청주 사건을 유사 범죄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 대부분 퇴직한 상태다. 25년이 지난 한 초등학교 앞 사건 현장은 단독 주택·상점 등이 즐비한 주택가로 변했다.

당시 당직을 했던 한 퇴직 경찰은 “살인 사건이 났다는 연락을 받고 현장에 나갔다. 둔기에 맞은 듯 머리가 함몰돼 있었다. 다른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퇴직 경찰은 “철물점인가 공사장인가 야적장 같은 곳에 사체가 버려져 있었고, 천막으로 덮여 있었다. 범행이 일어났던 곳의 세탁기 주변에서 혈흔을 찾아내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퇴직 경찰은 “화성 사건은 대부분 잘 모르는 여성을 쫓아가 범행을 저질렀는데 청주 사건은 집에서 처제를 상대로 범행했다. 지금은 유사하다고 말하지만 당시엔 화성 사건과 연결짓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당시 재판 기록을 보면, 이씨는 1994년 1월13일 저녁 8시50분께 청주시 흥덕구 자신의 집에서 처제를 성폭행한 뒤 둔기로 때리고 목 졸라 살해했으며, 밤 11시40분께 집에서 880m 떨어진 곳에 주검을 버렸다.

이와 별도로 한 경찰은 “당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은 전국적으로 관심이 있었고, 특진이 걸려 있는 상황이라 거의 모든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유사성이 나왔다면 관련 수사를 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1심 판결문을 보면, 피해자의 손발이 스타킹으로 묶여 있는 등 유사점도 있다. 화성 사건 당시 주검은 스타킹, 블라우스 등으로 묶인 채 발견됐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경찰들은 “스타킹 부분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식 서원대 교수(경찰행정학)는 “잘 아는 처제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둔기를 이용하는 등 범행 수법, 대상이 다르다. 또 마지막 범죄 시점부터 3년 뒤 화성이 아닌 청주에서 일어난 범행이어서 연결짓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스타킹을 사용한 사체 유기 부분은 눈여겨 볼 만했는데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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