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주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피해 입국한 중국 우한 교민을 응원하는 펼침막을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앞에 걸고 있다. 오윤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피해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이 묵고 있는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등 임시 생활시설은 비교적 차분하게 주말을 보냈다. 아산·진천 주민과 기관·단체 등에서 우한 교민의 평안과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글과 도움이 잇따르고 있다.
2일 새벽 진천 인재원에 6명이 추가 입소하는 등 지난 31일부터 1일 사이 아산 경찰 인재원에 520명, 진천 인재원엔 173명이 입소해 생활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아산에 입소한 교민 1명이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나머지는 평안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일 밤 증세를 보여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옮겼으며, 입국·이동·수용 생활 과정에서 접촉이 없어 감염이 확산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피해 입국한 중국 우한 교민 173명이 머물고 있는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오윤주 기자
이들은 대부분 홀로 생활하며, 배달된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현장에 배치된 의료진으로부터 하루 2차례 체온·기침 등 증상 여부 진단 받는 것을 빼곤 거의 교류가 없는 상태다. 충북도 관계자는 “대부분 방송 시청 등을 하며 생활하고 있으며, 도시락 등 식사, 생활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충남북도와 아산, 진천군 등은 재난안전 대책본부를 꾸리고 인재원 출입구와 주변을 24시간 방역하는 등 주민 안정에 힘쓰고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경찰 인재원 주변에 임시 집무실을 마련하고 주민과 함께하기로 했다.
아산에서 시작된 ‘우리가 아산이다’ 손팻말 응원 운동이 진천으로 이어지는 등 우한 교민을 돕고, 평안을 기원하는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 2일 진천지역 주민들은 ‘우리가 진천·아산이다. 교민 여러분 편히 쉬었다 가세요’, ‘우리가 진천·한국이다. 무사 귀환을 응원합니다’ 등의 응원 글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진천 주민 연방희씨는 ‘우한 교민이 진천에 오신 걸 환영한다’는 글을 올렸으며, 진천 주민은 인재원 앞에 ‘우한 형제님 편히 쉬다 가세요’, ‘생거진천에서 편히 쉬다 가십시오’ 등 펼침막을 걸었다.
진천 주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피해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 임시 수용된 우한 교민을 응원하려고 건 펼침막. 오윤주 기자
기업·단체 등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아산 ㅊ, ㄴ 업체는 마스크, 손 세정제 등을 아산시에 전달했고, ㅈ, ㅅ 업체는 진천군에 도시락·즉석식품 등을 건넸다. 한국감정평가원은 우한 교민을 품은 진천 군민을 위해 마스크 등 위생용품을 지원했으며, 충주의 ㅋ방역 업체는 임시 수용 시설인 진천 인재원 주변 어린이집 무료 소독을 지원하기로 했다.
유재윤 진천주민자치연합회장은 “진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우한 교민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 주민의 따뜻한 마음을 교민들에게 전해, 사태가 마무리된 뒤 이들이 다시 진천을 찾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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