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군이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진천은 중국 우한 교민이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 들어간 뒤 지역 경기가 얼어붙자 전통시장 장보기 등 내수 진작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진천군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중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에 방문객 수가 급격히 줄면서 전통시장 등 소상공인들은 직격탄을 맞았고, 자동차 업체 등의 조업 중단으로 중소 하청업체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0일 경기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도내 소상공인 등의 피해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의정부 제일시장은 매출이 50~70% 급감했고, 수원 못골시장도 하루 평균 150만원이던 매출이 평균 80만원으로 반 토막 났다. 관광형 시장인 파주 적성 전통시장의 한 식당은 하루 150만원어치 안팎의 갈비탕 등을 팔았지만, 최근 4그릇에 그쳤다. 경기도는 “감염증 확산이 잦아들지 않는 한 돌파구가 없다는 것이 상인들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대차, 기아차 등 완성차 업계의 조업 중단은 중소기업 피해로 이어졌다. 충북의 한 자동차 부품 업체는 생산 라인 가동을 줄였다. 음성의 유기질 비료 제조업체는 애초 중국에 6억원 정도의 비료·자재 등을 수출할 계획이었지만, 이미 ‘없는 일’로 됐다.
한류 열풍을 이끈 화장품 산업도 마찬가지다. 충북은 지난해 화장품 업체 171곳에서 5조3천억원의 화장품을 생산했다. 하지만 최대 무역 파트너였던 중국이 신종 코로나로 휘청이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손진영 충북도 화장품천연물과 주무관은 “중국에서 화장품과 샴푸 등의 광물, 화학물질 등이 제때 수입돼야 차질 없이 생산할 수 있는데, 수급에 고심하고 있다. 재고량으로 2~3주 정도는 견딜 수 있지만, 장기화하면 위기”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지금까지 중국 관련 업체 25곳에서 55억원 정도의 피해가 난 것으로 보고, 오는 14일까지 700여 업체를 대상으로 대중국 수출입 관련 피해 현황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에 경기도 등은 피해기업 구제에 나섰다. 경기도는 중소기업에 200억원, 소상공인에게 500억원 등 긴급자금 700억원을 풀 계획이다. 또 경기신용보증재단을 통해 6500억원 규모의 금융기관협약 보증을 하는 등 85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또 충북도는 중국 우한 교민이 임시 수용되면서 경기가 얼어붙은 진천 혁신도시 안 소상공인 100여명에게 5천만원씩 소상공인 육성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선미 충북도 경제기업과 주무관은 “수출입은 물론 내수까지 얼어붙었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구내식당 중단과 주변 식당 이용, 농특산물 사기, 전통시장 장보기 등 시민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용덕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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