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 등이 지난 8일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 이동이 통제된 장연면 오가리 마을에 라면과 생수 등 생필품을 전달하고 있다.괴산군 제공
충북 괴산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한 마을이 사실상 ‘코호트 격리’(집단 격리)됐다.
9일 충북도 등의 말을 종합하면, 오가리를 포함한 괴산군 장연면 일대를 감염병 특별 관리지역으로 선포했으며, 괴산군과 경찰 등은 통제반을 꾸려 주민 등의 출입을 막고 있다. 오가리에선 지난 4일 ㄱ(82·여)씨가 코로나10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8일까지 주민 10명이 감염됐다. 이는 충북지역 전체 확진자(25명)의 40%에 이른다. 이들은 ㄱ씨와 마을 경로당에서 접촉했거나, 이웃에 사는 친인척 관계로 사실상 모두 한 마을 주민이다. 김용호 충북도 보건정책과장은 “오가리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 사실상 주민 이동을 통제하고 마을을 격리하는 소지역 코호트 격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괴산군은 장연면 지역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하는 등 오가리 교통을 차단했으며, 경찰과 3인 1조 이동 통제반을 꾸려 24시간 주민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또 주요 나들목에 거점 소독소를 설치하고, 군부대 등의 도움을 받아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이차영 괴산군수는 “확진자 모두 같은 지역 주민으로 서로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분간 외부활동을 금지하고, 외부에서도 장연면 왕래를 삼가달라”고 밝혔다.
이차영 괴산군수가 지난 7일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장연면 오가리 마을 이동 통제와 방역 대응 등을 발표하고 있다. 괴산군 제공
방역당국은 오가리 모든 주민에 대한 코로나19 감염 진단과 역학 조사도 벌이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이 마을 118가구 주민 205명 전원과 확진자들의 방문처, 접촉자 등에 대한 검체 진단 조사를 벌여, 9일 오후까지 3명이 확진자로 확인됐다.
군은 출입이 통제된 이 마을 주민들에게 라면·생수·즉석식품 등을 건네고, 장연면 전체(1140가구 1949명) 주민에게 마스크·손 소독제 등을 공급했으며, 의심 증상자가 나오면 추가 진단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감염 경로를 찾기 위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 마을 첫 확진자 ㄱ씨가 증상을 보인 지난달 24일을 시점으로 이전 18일 동안(지난달 6일부터) 이곳을 출입한 차량 1만2천여대의 소유주와 행적 확인에 나섰다. 또 확진자 10명과 가족 등의 소유 차량 60대의 행적을 살피고 있다. 윤태곤 괴산군보건소 보건행정팀장은 “오가리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났지만 감염 경로는 아직 규명하지 못했다. 대구·경북 방문, 관련 주민 접촉 여부 등 다양한 경로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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