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보건당국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세를 보이자 방역을 강화했다. 방역 관계자들이 시내버스를 소독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대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4월 들어 나흘 만에 80명이 확진되자 4차 대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전시는 5일부터 유흥시설 등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밤10~새벽5시 영업금지)에 준하는 거리두기를 시행한다.
대전시는 4일 33명(대전 1344~1376번째 확진자)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대전 1346~1348, 1351~1359, 1361, 1365, 1366, 1368, 1371~1374번째 확진자 등 19명은 대전 대덕구 ㅅ교회 관련자들이다. 이 교회에서는 지난 3일 대전 1328번째 확진자(40대·서구) 등 신도·가족·접촉자, 또 다른 교회 관계자 1명 등 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교회 관련 확진자는 28명으로 늘었다.
대전시 보건당국은 이 교회가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전국의 교회 19곳과 교류하며 예배·행사를 해 왔으며, 확진된 교인 5명(대전 1328~1332)이 지난달 23~24일과 25~26일 대전교회와 전주교회 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대전 1328번째 확진자는 29~30일 강원도 횡성교회, 31~4월1일에도 경기도 하남교회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역학조사 됐다. 대전교인들이 참석한 25~26일 전주교회 집회에는 군산 190번째 확진자, 29~30일 횡성교회 집회에도 군산 171·190번째 확진자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교회 관계자는 대덕구 개척교회의 목사로, 알고 지내던 군산교회 확진자와 식사를 함께한 뒤 감염됐다.
시 보건당국은 “증상 발현일로 미뤄 대전교인들은 군산 확진자들과 접촉해 감염된 뒤 코로나19를 확산시킨 것으로 보인다. 횡성교회, 전주교회, 하남교회 등은 같은 이름을 쓰는 자매교회들로 전국에 19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대전교회 교인들은 일주일 단위로 전국의 자매교회를 방문해 집회를 했으며, 횡성교회는 지난달 29일 개원했다”고 전했다.
시 보건당국은 대전교회 신도 45명과 가족, 대덕구 개척교회 신도와 가족 등을 대상으로 동선과 접촉자를 찾는 정밀역학 조사를 하고 있다. 또 이들의 행적을 조사해 방역수칙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고발 조처할 방침이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은 이날 오후 2시 긴급회의를 열어 일부 시설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집합금지를 시행하기로 했다.
허 시장은 “한주간 확진자 110명 가운데 63명이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었고, 한 교회에서는 28명이 집단감염됐다.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대전시 감염병전담병원 105개 병상이 포화상태에 달해 인근 자치단체에 이송하는 실정”이라며 “구청장·보건당국과 협의해 5일부터 일주일 동안 유흥시설 5종과 홀덤펍(음주 게임장), 노래연습장 등에 대해 밤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집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대전시 중구는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대전을 대표하는 벚꽃 명소인 테미공원을 폐쇄했다. 대전 중구청 제공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20대들로부터 시작된 확진도 이어지고 있다. 대전 1286번째 확진자(20대) 발 확진자는 2명이 늘어 14명이 됐다. 또 대전 1285번째 확진자(20대)과 관련된 유성구 피시방 발 확진자도 카이스트 학생 등 7명으로 늘었다.
타지 확진자들과 접촉했다가 확진된 이들도 적지 않다. 대전 1297은 부산 3851, 대전 1299·1314는 남양주, 대전 1303~1304는 청주 765, 대전 1318~1320은 수원 1816번째 확진자와 각각 접촉했다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한편, 대전 1344(40대)·1345번째 확진자(20대)는 지난달 30일 자가격리 중 양성 판정을 받은 1286번째 확진자(20대, 감염원 조사 중)와 접촉해 확진된 1295번째 확진자의 가족과 지인이다.
대전시는 이날 오후 일선 구청장 회의를 열어 유흥시설·종교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의 방역수칙 강화 등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 조정할지 검토한다. 이에 앞서 대전 중구는 지난 2일 코로나19 지역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테미근린공원을 임시 폐쇄했다.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은 “최근 대전에서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세를 보여 지역을 대표하는 벚꽃 명소인 테미근린공원을 폐쇄했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