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의 한 교회에서 코로나19 감염증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괴산군은 교회가 있는 문광면의 한 마을에 대해 15일 자정까지 이동제한 행정명령을 내리고, 군 전역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2단계로 올렸다.
13일 충북도·괴산군 등의 발표를 보면, 이날 오후 4시까지 괴산에서 14명, 이웃 증평에서 3명 등 17명이 코로나19 감염증에 확진됐다. 이들 모두 괴산군 문광면 한 교회와 관련돼 있다. 이로써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19명으로 늘었다.
앞서 지난 12일 이 교회에 다니는 10대 2명이 미국 출국을 위해 진행한 진단 검사에서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확인됐고, 괴산군 등은 이 교회 신도 등을 대상으로 검사를 확대했다. 검사 결과 10대 2명 가운데 1명의 부모인 교회 목사 부부, 괴산의 한 고교 학생, 주민, 괴산군 소속 공무원 등이 무더기 확진됐다. 윤태곤 괴산군보건소 보건정책과장은 “확진자가 나온 교회 신도 30여명, 확진자가 다니는 학교, 밀접 접촉 주민 등 600여명의 진단 검사를 진행했으며, 확산 세로 볼 때 확진자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괴산군은 확진자가 무더기 발생한 교회뿐 아니라 문광면 안 모든 교회 등 종교시설을 2주일 동안 폐쇄 조처했다. 또 확진자가 나오거나, 확진자가 방문한 공공기관 등은 폐쇄 조처하고, 방역 소독을 강화했다.
괴산군 등은 감염 경로를 확인하려고 이 교회 관련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 윤 과장은 “1차 역학 조사에선 이 교회가 마스크 착용·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확진된 10대의 미국 출국을 축하하려고 몇몇이 축하 케이크를 나눠 먹었다는 얘기가 있어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만큼 철저하게 역학 조사를 해 감염 경로를 밝힐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괴산군은 확진자가 쏟아진 문광면 뿐 아니라 괴산 전역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2단계로 올리는 등 긴장하고 있다. 최낙현 괴산군부군수는 “대규모 확진자가 나온 마을은 15일 자정까지 이동을 제한하고, 군의 거리 두기 단계도 상향하는 등 방역 조처를 했다. 집단 감염 발생 위험이 큰 종교행사, 회의, 모임 등은 자제해 달라. 군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괴산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