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최대 양돈지역인 철원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강원도는 철원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인돼 긴급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강원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것은 지난 9월 춘천 양돈농장 이후 52일 만이다.
해당 양돈농가 농장주는 지난 8일부터 이틀 사이 어미돼지 9마리가 폐사하자 철원군에 신고했으며, 강원도 동물위생시험소가 현장에 출동해 해당 농장의 시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9일 밤 11시께 양성으로 최종 확진됐다.
강원도는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현장에 파견해 출입 통제와 소독, 역학조사 등의 조처를 하고 있으며,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이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5499마리를 살처분할 방침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도 9일 밤 11시30분부터 24시간 동안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지역 돼지농장과 도축장, 사료공장 등에 대해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 또 방역대 안 농장과 발생 농장과 역학적 관계가 있는 농장(19곳), 철원지역 모든 돼지농장에 대한 정밀검사도 할 예정이다. 해당 농장 반경 10㎞ 안 방역대에는 농가 24곳이 있으며, 사육돼지는 6만1693마리로 집계됐다.
강원도 최대 양돈지역인 철원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철원에서는 64개 농가에서 15만7223마리의 돼지를 키우는 등 강원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돼지 사육두수가 가장 많다.
이날 추가 확진으로 강원도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가는 12곳(전국 28곳)으로 늘었다. 강원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으로 발생한 2020년 10월(화천)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도내 7개 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9196마리가 살처분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피해 규모는 2배가 넘는 2만5788마리(5곳)에 이른다.
특히 지난달 31일 강원도 최남단인 태백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멧돼지 폐사체가 처음으로 발견되는 등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동해안 최북단 고성에서부터 최남단 태백의 돼지사육 농가까지 18개 시·군 전역으로 퍼지면서 점차 남진하고 있어 경북과 충북 등까지 확산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9월 김포와 파주 발생에 이어 철원에서도 바이러스가 확인되면서 특히 접경지역 차단방역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가을철이면 독립한 어린 멧돼지 개체들이 먹이활동을 시작하면서 행동반경이 넓어져 발생지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야생멧돼지 관리 강화와 농장 단위 차단방역에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