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를 틈타 마스크 생산업체 2곳에 착신전환을 하도록 한 뒤 8억6000만원을 중간에서 가로챈 주범이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지난 2월 동해시에 있는 마스크 생산업체를 사칭해 피해자(40)로부터 마스크 24만8000개를 주문받아 대금 3억3000만원을 챙긴 주범 ㄱ(59)씨를 사기혐의로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피해자가 송금한 마스크 대금을 서울 영등포에서 인출하려 한 ㄱ씨의 공범 ㄴ(66)씨를 붙잡아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이들은 동해시의 한 마스크 생산업체에 한국전력공사 명의로 “고압선 공사로 2∼3일간 전화가 차단될 수 있다”는 내용의 문서를 보낸 뒤 회사 전화를 인터넷 전화(070)로 착신전환하도록 유도했다. 이때부터 마스크 제조업체의 대표 번호로 전화를 걸면 모두 보이스피싱 조직이 사용하는 ‘070’ 번호로 연결됐다.
경찰은 지난 19일 동해의 마스크 생산공장뿐 아니라 같은 날 부산지역의 마스크 제조업체에도 같은 수법으로 착신 변경을 유도해 피해자(41·여)로부터 5억3000만원 상당의 대금을 가로챈 사실도 추가로 밝혀냈다.
경찰은 전화로 업체와 피해자를 속여 돈을 이체받고서 입금된 현금을 모두 출금해 제3자에게 전달하는 범행 수법으로 미뤄 보이스피싱 조직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스크 매매 시 대금 지급 전에 반드시 업체의 계좌번호와 세금계산서 등을 확인해야 한다. 공공기관을 사칭한 착신전환 유도 행위는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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